영화 <돈 룩 업> 관람평
지구 멸망을 다룬 재난영화라 하면 흔히 이런 전개를 떠올리게 된다.
과학자는 인류의 위기를 예측하고, 곧장 정치인에게 경고한다. 정치인은 이를 은폐하거나 축소해 비판을 받거나, 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인류를 구하는 데 나선다. 익숙한 플롯이다.
하지만 <돈 룩 업>은 다르다.
이 영화는 ‘재난’이라는 상황을 단순한 위기가 아닌, 현대 사회의 축소판으로 삼는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정치인들, 과학의 경고를 외면하는 음모론자들, 생존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기업가들.
분명 재난영화의 구조를 따르지만, 그 위에 덧입혀진 블랙코미디와 사회풍자는 이 영화를 전혀 다른 결말로 이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속에서 관객은 한 편의 밈을 보는 듯 웃다가, 문득 자신이 사는 세상을 돌아보게 된다.
지극히 ‘미국적’인 정서와 설정 탓에 한국 관객에겐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 역시 과학보다 믿음을, 시스템보다 인기와 자극을 우선하는 모습이 존재함을 생각해 보면, 그 괴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돈 룩 업>은 <빅 쇼트>를 연출한 아담 맥케이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현대 사회를 해부하며, 위기를 둘러싼 인간 군상의 민낯을 드러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티모시 샬라메, 케이트 블란쳇 등 화려한 배우진 역시 이 작품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어, 현실과 픽션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결국 <돈 룩 업>은 묻는다.
멸망이 도래해야 우리는 진실을 바라볼 것인가
아님, 끝까지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믿으며 현실을 외면 할 것인가.
- 정보
감독: 아담 맥케이
장르: 코미디, 드라마, SF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조나 힐, 마크 라이런스, 타일러 페리, 티모시 샬라메, 론 펄먼, 아리아나 그란데,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러닝타임: 138분 32초
제작사: 하이퍼오브젝트 인더스트리스
배급/제공: 씨제이 씨지브이(CJ CGV)(주) CJ CGV /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유한회사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한줄평&별점
★★★★☆ (4/5)
'분명 픽션이자 코미디인데, 그 어떤 다큐보다 현실적이다. 만약 작중의 사태가 현실에도 일어난다면, 영화 속보다 더 엉망진창일 현실에 개탄스럽다.'
- 마무리하며
수많은 풍자가 있고, 사건이 반복되다 보니 다소 지루함이 없잖아 있지만, 미국이 당면한 현실과 밈에 대해 이해도가 있다면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의 백신 음모론자들과 트럼프 강성 지지자들이 떠올라, 피식 웃으며 관람했다.
우리나라라고 크게 다르진 않지만, ‘<돈 룩 업> 한국 버전이라면?’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드는 걸 보니, 이 영화를 꽤 인상 깊게 본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돈 룩 업>의 모습보다 실제 현실에 똑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현실이 더 시궁창일 것 같아 두렵다.
이런 현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물론 코미디 영화이기에 관람 중에는 웃고 떠들 수 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풍자 대상에 대해 분석할 만한 소재들은 많지만, 해석이나 서사가 꽤나 단선적이고 닫힌 구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화 안에서 깊이 있는 해석을 끌어내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만큼 어렵지 않은 영화이니,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꼭 관람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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