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고 짧게 할 줄 알았던 일을 어쩌다 보니 지금도 하고 있다. 현재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건 뭐든 해보자는 게 내 생각이다. 이런 시간과 기회도 늘 가능한 게 아니니까. 지금이라서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될까, 할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 너무 재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은 최대한 해보기로 한다. 안 해본 것도. HR봇 글을 쓴 지 벌써 4개월 지났다. HR봇은 인적자원관리(HR) 업무를 자동화한 챗봇이다. 사내 업무 문의, 채용, 총무, 인사에 활용할 수 있다. 채용 지원서류를 검토하거나, 회의실을 예약하거나, 출장 신청을 하거나, 급여를 조회하거나, 신규 입사자를 교육시켜 조직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온보딩 업무로 쓸 수 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해당 업체가 제안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이후 일부 인공지능 기업에서는 챗봇을 띄우려는 움직임이 제법 있었다. 한때 챗봇 성능이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있었고, 지금도 없잖아 있지만 지난 4년간 기술도 많이 발전했다. 특히 챗봇은 비대면 소통 수단의 대표 격인데- 원격근무와 주 52시간 근무 시대에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용도로 쓸 여지가 있었다. 특히 HR봇이 그랬다. 챗봇 사례를 떠올리면 고객 상담을 생각하기 마련이다만.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했다. 해당 업체에서도 챗봇을 밀고 싶어 하는 듯했고, HR봇 가능성에 주목하는 듯했다. 발표자료와 활용사례를 보니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전개 방식은 기존 글과 비슷했다. 코로나 19, 원격근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시의성을 담아서 서두를 쓸 것. 본론에서는 HR봇의 필요성과 강점을 논증하기. 또 해당 기업 기술 특징과 활용 사례를 담기. 전체 내용을 요약하며 글을 마무리짓기. 참고자료는 기업 홈페이지나 기업에서 낸 보고서, 시장조사기관 보고서, 언론 보도, 블로그 등을 활용했다. 해당 기업 외에 HR봇을 운영하는 기업 홈페이지를 참조해서 사례를 조사했다. AI 매체나 챗봇 매체를 보면서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알아봤다. IBM 보고서에서는 HR에서 AI 의미를, 딜로이트 보고서에서는 세대 분석(밀레니얼 세대, Z세대)에 필요한 통찰을 배울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두에서는 코로나 19 사태와 주 52시간 근무제를 계기로 일터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업무 시간이 줄고, 재택근무 또는 분산근무를 하면서 인력공백을 최소화하되, 직원이 집중 근무하고 업무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를 돕는 인프라로써 챗봇 의미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바로 챗봇을 이야기하지 않고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먼저 말했다. RPA가 사람의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한 기술이고, 챗봇은 RPA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HR 업무에서 챗봇 효과가 압축적으로 와 닿도록 해외 사례 두 개를 서두에 언급했다. 이어서 HR봇 필요성을 압축해서 제시했고 이번 글에서 다룰 내용을 짧게 설명했다.
본론 1에서는 HR봇 개념과 시장 상황, 기능, 기업이 HR봇을 도입하는 이유, 챗봇으로 HR 업무를 혁신해야 하는 이유를 다뤘다. 기업이 HR봇을 도입하는 이유에서는 HR 업무 속성과 직원의 인구학 변화를 짚었다. HR 업무가 팀 규모에 비해 너무 포괄적이고, 요즘 기업 직원 대부분이 밀레니얼 세대인데 이제 Z세대도 구성원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젊은 세대는 모바일로 정보를 얻는 데 익숙하며 직장에도 편의성이 필요하다고. 그게 충족되지 않으면 직원 불만족,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고. 챗봇으로 HR을 혁신해야 하는 이유에서는 기대 효과를 제시했다. 업무 자동화, 주 7일 24시간 응대, 1:1 대응, 문의사항 답변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 등.
본론 2에서는 해당 기업의 기술 작동방식을 다뤘다. 앞서 챗봇 콘텐츠를 2~3번 썼기 때문에 반복되는 내용도 있었다. 해당 기업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활용하면 됐고, 자료가 좋아서 편리했다. 덕분에 작동방식을 큰 어려움이 쓸 수 있었다. 이 회사 HR봇은 카카오톡, 슬랙 등 기존 메시징 앱과 연동할 수 있었다. 이 회사 챗봇 빌더를 쓰면 코딩할 줄 모르는 사람도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마우스 클릭과 키보드 입력으로 봇을 구축할 수 있고. 기업은 여기에 활용할 정보를 잘 준비해야 한다. 대화 도중 문제가 생기면 사람이 개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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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3에서는 총 네 가지 활용사례를 살펴봤다. 채용 서류심사, 휴가/경조금 신청, 출장 여비제도 상담, 출장 품의서 제출이 그 예였다. 채용 서류심사에서는 챗봇이 자기소개서 작성 성실도와 맞춤법, 비속어, 잘못된 기업명, 표절 여부를 파악했다. 휴가/경조금을 신청할 때는 카카오톡을 쓸 수 있었다. 결혼 경조금을 신청할 때는 본인 또는 자녀 결혼 여부를 묻는다. 결혼 일정을 입력하고 청첩장과 가족관계 증명 이미지를 첨부하면 된다. 출장 여비제도 상담은 상담 봇과 비슷하다. 출장 품의서 제출에서는 출장지, 출장기간, 교통편, 숙박지 정보를 입력하고 확인을 거친 뒤, '결제해줘'라고 입력하면 제출 완료. 글 전체 내용을 압축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은 다른 글과 비교하면 보기 드물게(?)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글이었다. 다른 글이 덜 만족스러운 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지만. 글쓴이 입장과 독자 반응 입장에서 골고루 만족스러워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글 작성 과정에서 시간 여유도 있고 퇴고도 많이 했다. 시간을 두고 퇴고하면서 글이 나아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 글은 예상치 못한 데서 그런 부분을 발견했다. 퇴고하면서 심봤다는 기분이 든 건 처음인 듯. 어떤 글은 글쓴이만 자기만족하고, 어떤 글은 글쓴이는 그저 그런데 독자 반응만 괜찮을 때가 있다. 둘 다 충족하기가 난 쉽지 않았다. 아쉬운 점도 크게 없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이글에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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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보다 독자 반응을 좀 더 받았던 이유는- 대부분 직장인에게 HR 업무는 일상에서 와 닿는 사례이기 때문인 듯하다. HR 업무 담당자가 아니라도. 경조금이나 출장 신청하는 건 대부분 직장인이 다 경험하는 일이니까. 글 쓰면서 회사 다닐 때 나도 이런 거 이용해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글은 어떤 HR 매체에 실리기도 했다. 글 분량을 많이 줄이긴 했지만. HR은 코로나 19 시대에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기도 하고. HR봇뿐만 아니라 HR 기술 전반에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서 뿌듯하게 느끼는 점은- 올해 챗봇 콘텐츠를 여러 차례 쓰길 잘했다는 거다. 그런 기회를 얻은 것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고. 챗봇의 잠재력과 강점은 생각보다 크고 넓다. 그걸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나 의지가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생기기 어려운데. 덕분에 공부를 더 깊이 할 수 있었고. 이 기술을 바라보는 시야가 평소보다 더 넓어져서 좋다. 경조금 신청, 출장 품의서 제출 봇만 써도 업무가 굉장히 혁신했다는 느낌이 들 듯하다. 불필요한 수작업으로 비효율이 생기는 업무가 일터에 얼마나 많은지.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