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를 재미있게 읽으려면
재미있는 콘텐츠를 읽으면 된다
사진=픽사베이영어 원서를 읽는 게 영어 실력 향상에 얼마나 도움되는지 잘 모르겠다. 읽기 목적과 방식에 따라 다른 듯한데. 쌀로 밥 짓는 이야기지만 단순히 읽기보다 정확히 읽고 이해해야 실력이 높아질 듯하다. 국문이든, 영문이든 읽다 보면 오독할 때가 더러 있다. 눈대중으로 읽으면 내용을 잘못 이해하기 쉽고. 읽기 목적에 따라 독해 수준도 달라지는데- 내 경우, 핵심 내용이나 현안을 가볍게 파악하려고 할 때는 대충 읽는다. 공부나 업무를 목적으로 읽을 때는 정확히 파악해서 이를 활용해야 하니 꼼꼼히 읽고 내용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 애쓴다.
공부는 그렇다 쳐도 업무를 목적으로 영어 텍스트를 읽는데 이게 실력을 높여주는지 잘 모르겠다. 공부를 목적으로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를 일일이 확인하고 메모하며 머리에 익히다 보니 실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가나 업무 목적으로 영어 텍스트를 읽는 건 영어를 익숙하게 느끼는 데 도움되지만 실력 향상으로 직결되는지 잘 모르겠다.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읽는 건 아니라서 모든 단어를 다 확인하고 기록하며 외우지 않는다.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읽다 보면 문맥상 뜻을 이해하기도 해서 꼭 사전을 꼭 뒤지는 건 아니다.
뭐라 결론 내리기 어렵고, 학술적 근거를 따로 알고 있지도 않아서 단정 지어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영어 '공부'가 목적이 아닌 영어 텍스트 읽기는 계속 반복되면 실력 향상에 도움될 수도 있겠지만 학습 효율이 높은 활동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 활동의 목적은 '영어'보다 영어 텍스트에서 내가 얻는 정보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영어 텍스트를 볼 때는, 실력 향상이라는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해 내가 부족한 걸 확인하고 이를 채우는 데 중점이 가 있으므로 학습 효율도 더 높으리라고 생각한다.
사진=픽사베이그래도 영어를 익숙하게 느끼는 것도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데 도움은 될 수 있기에- 여가나 업무를 목적으로 영어 텍스트를 읽는 데서 일말의 학습 효과를 기대하는 게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그렇게 영어를 익숙하게 느끼면 '공부'를 목적으로 좀 더 힘들게 영어 텍스트를 읽을 때 더 힘들 수 있으니? 덜 지루할 수도 있고? 영어에 재미를 붙이고 싶고, 좀 더 잘하고 싶다면 일상에서 영어 텍스트를 읽는 건 권장할 일인 듯하다. 그러려면 내게 도움되고, 말 그대로 재미있는 영어 텍스트를 읽는 게 좋고. 당연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
내가 생애 처음으로 읽은 영어 원서는 해리 포터 시리즈였다. 영어 '공부'가 목적은 아니었고- 20년 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영화로 나왔는데 난 소설보다 영화를 먼저 봤다. 영화를 봤는데 극장에서 3번이나 볼 정도로 너무 좋아서 한글로 된 소설을 읽었다. 그때는 '불의 잔' 시리즈까지만 나와서 거기까지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너무 허전하고 다음 이야기가 너무 기다려지는데 가까운 시일 내에 나오지는 않을 테니 지루했다. 그래서 해리 포터 영어 원서로 기다림과 지루함을 달랬다. 마법사의 돌부터 불의 잔까지 다시 정주행 했다.
한글 버전으로 이미 봤던 내용이지만 영어로 다시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부담되지 않았다.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이미 한글로 읽었던 내용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고. 해리 포터는 영국 소설이라서 원서에는 영국식 영어 표현이나 표기가 제법 있었다. 그걸 보면서 영국식 영어를 접하는 데 흥미로웠다. 'Mum(엄마)'와 같은. 또 발음 그대로 문장을 축약해서 표현하는 것도 많았는데- 난 해리 포터 원서에서 'dunno(I don't know)'라는 표기를 처음 알았다. 또 여러 가지 있는데 오래돼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사진=픽사베이재미있는 소설을 영어로 읽으면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 내용 자체로도 너무 흥미롭고, 큰 지식은 아니지만 원서 읽기로 아는 얄팍한 정보는 있기 때문에 그걸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해리 포터 영어 원서를 읽은 건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리 포터 시리즈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고. 한글이든, 영어든 읽다 보면 내가 호그와트에 있는 기분이 들어 청소년 시절 현실도피(?) 의미도 있었다. 학업 스트레스를 달랠 수 있었다. 영어 원서 읽기를 공부가 아닌 놀이로 받아들이기에 좋은 수단이었다.
영어 원서 특유의 질감도 독서 재미를 더했다. 많은 원서가 페이퍼백으로 돼 있고, 종이도 만화책 같은 갱지 재질이다. 그래서 책이 무척 가볍다. 특유의 냄새도 나고. 그런 경험과 기억도 영어 원서 읽기를 더 즐기는 데 도움이 됐다. 해리 포터 원서를 처음 접했을 때 되게 기대되고 설렜는데 처음 만져보는 원서 질감과 향이 마음에 들었다. 기존에 읽던 책과 다르니 특별한 경험을 하는 기분도 들고. 국내 책도 이렇게 페이퍼백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고. 가격도 저렴했다. 20년 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1만 원도 안 한 듯.
그때는 중학생이라서 책을 내가 사지 않고 아버지께 사달라고 항상 부탁드렸다. 아버지가 퇴근길에 직장 근처 서점에서 늘 책을 사다 주셨는데- 작은 서류 봉투 안에 책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책을 받으면 특별한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내 마음대로 책을 쉽게 살 수 있던 시절이 아니고, 영어 원서를 사려면 번화가에 큰 서점에 가야 하는데 난 그러기 어려웠던 상황이라. 아버지를 통해서 이렇게 책을 전달받는 경험이 생일에 패스트푸드 점에 가서 햄버거 세트를 사 먹는 것만큼 진귀한(?) 일이었던 것. 그래서 즐겁게 기억하는 듯.
BBC 'Pride and Prejudice' 드라마 스틸컷. 사진=BBC친구가 영어 그림책을 선물로 준 것도 의미 있게 와 닿았다. 새책이 아니고 중고 책이었는데 그림도 예쁘고, 그걸로 난 영어 그림책을 처음 접했던 지라 그 책을 귀하게 여겼다. 지금이야 킨들로 원터치 결제해서 아이패드에 바로 원서를 내려받을 수 있지만- 20년 전에는 나로선 영어 원서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으니까. 학원 교재나 교과서가 아니고서야. 내 안에 사대주의도 있겠지만. 어릴 때였기에 영어 원서 읽는 경험을 특별하게(?) 여겼고, 즐겼다. 나도 다른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옥스퍼드사에서 나온 '오만과 편견' 원서를 선물하고.
오만과 편견 원서를 친구에게 선물하는 건- 나로선 꽤 심혈을 기울인 일이었다. 그때는 중학생 때보다 더 자랐을 때인데 직접 번화가 대형 서점에 가서 스스로 책을 살 여력이 됐다. 교복 입고 휴게시간을 이용해서 서점을 찾았고 여러 소설을 훑어보다가 오만과 편견을 골랐다. EBS 세계명작 드라마에서 BBC 오만과 편견 드라마를 방영했는데- 국내에서도 다시가 인기가 많았다. 다시를 연기한 콜린 퍼스는 물론이고. 이종사촌 언니들도 침이 마르도록 다시, 콜린 퍼스를 칭찬(?)했고, 나도 그 작품이 뇌리에 남아 원서를 친구에게 선물했다.
로맨스 소설이나 범죄 소설도 무척 재미있고 매력적인 영어 원서 콘텐츠다. 공부 핑계 삼아 시간 때우기 용으로 읽기도 좋고. 해리 포터 이후에는 딱히 영어 원서를 안 읽다가(잡지 제외) 호주에서 오랜만에 원서를 샀는데 범죄 소설이었다. 'The sky is falling'. 어떤 서점에서 소설을 할인 판매하는 데 그중에서 이걸 골랐다. 시드니 샐던 작품인데 여자 TV 앵커가 주인공이다. 내용 전개가 흥미로웠고 범죄 소설이지만 러브신도 있어서 집중해서 봤다. 아무리 영어라도 그런 장면은 참 잘 읽힌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마저 다 읽은 기억이.
MOJO 2020년 10월호. 사진=MOJO고등학교 시절 수능 치고 난 뒤부터는 영어 잡지를 읽기 시작했다. 음악지를 주로 봤다. 그때는 지금보다 팝 음악지가 좀 더 많았던 시절인데- 고2 때 오이뮤직에서 해외 음악지 특집을 다룬 적이 있었다. 미국과 영국을 나눠서 그 나라의 대표 음악지를 소개했는데. 특징이나 영어 난이도를 함께 안내해서 유용했다. 그때도 영국 음악지에 관심이 갔는데 모조(MOJO), 큐(Q) 등이 그 예였다. NME는 가벼운 느낌이 들고 현대 롤링스톤 같은 느낌이랄까. 모조와 큐는 적당히 난이도도 있고 심층 기사를 많이 다뤄서 매력적이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모조는 매달 CD도 줬다. 매달 주제를 정해서 큐레이션 한 음악을 컴필레이션 CD로 만들어서 주는데- 예를 들면 'OK Computer'라는 이름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따로 큐레이션 하는 식. 예전에 국내 음악지에서도 그런 부록을 주긴 했다. GMV였나. 이름이 정확하지 않은데- 오이 뮤직도 그런 게 있었던 것 같고. 부록 CD를 들으면서 새로운 뮤지션이나 음악도 접할 수 있었다. 그냥 스포티파이나 애플 뮤직이 해주는 큐레이션을 음악지에 의지했던 것.
청소년 시절부터 대학 시절까지는 음악지와 음악 평론가 책을 많이 참조했다. 대중음악 역사를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듣고 싶은 음악을 찾거나, 새로운 음악을 알기 위해서? 라디오도 많이 참조했고. 아쉽게도 국내 팝 음악지는 1990년대가 황금기였다는 말도 있고 내 10~20대 시절에는 이미 많은 업체가 폐간할 정도라서 권위 있는 음악지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게 많이 아쉬웠다. 미국과 영국은 아직 그게 남아있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모조, 큐, 스핀, 케랑 등이 그나마 괜찮은 듯했다.
사진=픽사베이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인터넷 시대가 열린 지 꽤 오래됐지만 여전히 양질의 정보를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했고. 이는 인쇄 매체에 있다는 게 그때 내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온라인에서도 논문과 보고서를 쉽게 볼 수 있고, 전자책도 있고, 양질의 블로그도 있어서. 10년, 20년 전보다 디지털 텍스트 콘텐츠 품질이 양과 질 모두 향상됐다. 그러나 10~20년 전에는 검색력이 부족해선지 내가 못 찾았다. 난 그때 영국 음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모조, 큐를 보고 싶었고 선망하는 마음이 컸다.
내가 처음으로 산 모조는 2004년 12월호였나, 2005년 1월호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커트 코베인이 표지 모델이었던 버전이었다. 모조 장점 중 하나는 세상을 떠난 뮤지션을 종종 표지 모델로 활용했다는 점. 커트 코베인이 활짝 미소 짓고 있던 사진이었는데 색깔도 예쁘고 여러모로 좋았다. 중학생 때부터 커트 코베인과 너바나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고. 내가 그들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그는 세상에 없고, 그 죽음을 둘러싸고 석연치 않은 시선이 많았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까웠다.
모조는 가격이 높았다. 수입해서 들여와서 그런지 원가보다 더 비싼 듯했다. 2만 원 가까이 한 듯. 그래도 교보문고에 가면 포장 상태이긴 하지만 항상 비치돼 있었기 때문에 매번 사지는 못해도 종종 가서 구경하며 침을 꼴딱 삼키는 재미도 있었다. 고등학교 때 신나라 레코드나 핫트랙스 가서 많이 하던 짓. 사지도 않을 CD를 몇 시간 동안 구경하고 '사고 싶다, 사고 싶다, 사고 싶다' 속으로 되뇌다 잘 사면 CD 1장 겨우 사서 돌아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CD를 사지 않고 그냥 구경만 해도 좋았다.
MOJO 기사. 사진=MOJO가격이 세다 보니 매달 살 수는 없고 내가 좋아하는 또는 궁금한 뮤지션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그들이 모델로 나왔을 때만 샀다. 라디오 헤드도 있었던 것 같다. 본가에 가면 그대로 있을 텐데. 그렇게 모조를 사서 커버스토리와 인터뷰, 큐레이션 한 음반 기사를 읽으면서 부족한 음악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좋았다. 이때도 영어 텍스트를 읽는 목적이 영어 '공부'가 아니었다. 청소년 시절과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한 활동으로 영어 잡지를 읽었다는 것.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그냥 계속 봤다. 일부만 이해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게 의미 있는 내용이면. 내가 선망하는 잡지를 읽는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 영화 '올모스트 페이모스'를 보고 나서 음악 평론가, 음악지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는데- 영화 속 주인공이 15세 때부터 음악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스틸 워터라는 뮤지션 투어에 동행하며 기사를 쓴 모습이 큰 영향을 줬다. 그래서 영어 음악지 뽕에 심하게 맞은 듯. 공연 보거나 투어에 동행하며 보고 들은 걸 글로 쓰면 좋을 듯해서.
그 이후로는 영어 텍스트를 적극적으로(?) 읽을 일이 별로 없었다. 기자가 되기 전까지는. 시험용 영어 공부만 했다. 독해도 시험용 독해. 국문만으로도 읽어야 할 게 너무 많다 보니 영어 텍스트를 시간 내서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알랭 드 보통 책을 사서 보긴 했는데 보다가 말고. 해리 포터도 불의 잔 이후로는 영화를 안 본 건 아니지만 흥미를 잃었다. BBC 라디오를 평소에 듣긴 했지만 그건 읽기가 아니니까. 그래도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보면, 그 진행방식을 더 알고 싶으면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관련 기사를 더 찾아보기는 했다.
사진=픽사베이기자가 되고 나서는 업무 때문에 영어 텍스트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IT 부서에서 수습 생활을 했기 때문에 매일 아침 외신을 확인하고 기사를 쓰거나 스크랩을 해야 했다. 원서보다는 외신 기사를 주로 봤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을 키워드로 밤 사이 소식을 검색하고 매일 아침 외신 기사를 3개씩 원고지 5매 분량으로 썼다. 그러다 게임 담당 선배 밑에서 훈련할 때는 게임 외신을 검색해서 외신 기사를 매일 5개씩 쓰고. 통신 담당 선배 밑에 있을 때는 클리핑만 하면 돼서 조금 나았지만. 낯선 분야라 뭐가 중요한지 아닌지 찾는 데 꽤 헤맸다.
부서에 배치되고 나서는 영어를 주로 봐야 하는 분야가 아니라서 뜸해졌다가. 두 번째 직장에 이직하고 나서, 퇴사하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영어 텍스트를 보는 건 일상이 됐다. 외신, 보고서, 논문, 상장 보고서, 블로그, 홈페이지, 단행본 등. 그 전보다 업무에서 영어 활용도가 훨씬 더 높아졌다. 살면서 영어 텍스트를 현재만큼 자주, 길게 본 적이 별로 없었다. 힘든데 콘텐츠가 양과 질 모두 좋고 유익해서 괜찮았다. 읽으면 내게 도움된다는 생각에 싫지 않고.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이걸 읽고 얻을 걸 생각하면 읽는 마음은 즐겁다. 더 머리 쓰는(?) 느낌도 들고. 읽다가 통찰을 얻을 때는 더 기쁘고.
이 역시 영어 '공부'가 목적이 아닌 지식과 정보를 얻는 데 초점이 가 있다. 소설 볼 때와는 결이 다르지만 재미는 있다. 재미와 유익 때문에 계속 읽어야 할 동기를 부여받고. 영어 음악지를 읽을 때와 그나마 비슷한 듯. 좀 더 강렬한 의미가 있다면 '내가 영어를 얼마나 이해하고 소화해서 활용하느냐'가 내 밥벌이에 큰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는 것. 호기롭게도 그러면 영어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하는데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러지 않고 옛날에 쌓은 부족한 실력에 계속 기대기만 했다는 거다.
사진=픽사베이이런 결론을 내려 한 건 아니지만- 영어 실력이 업무, 밥벌이에 영향을 미칠 시기가 됐다면. 그때부터는 영어를 더 잘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훈련해야 한다. 그때부터도 사실 많이 늦다. 전부터 했어야지. 안 했으면 지금이라도 해야 하고. 난 그걸 손 놓고 있었고 안일했다. 당장 따라가기도 바빴던 터라 그 공부는 엄두도 못 냈고. 내가 계속 영어 텍스트를 보고 있으니 공부 아닌가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다. 그것과 공부는 다른데. 영어 '공부' 자체를 안 한지도 너무 오래됐고.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공부를 다시 하려고 끄집어낸 게 EBS 라디오 회화 강좌를 매일 20분씩 듣는 일이다. 다시 들은 지 벌써 두 달이 돼 가는데- 여기서 어휘를 새롭게 배우고 익히면 영어 텍스트를 읽거나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는 데도 도움되니.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충분한 것 같지는 않다. 당장 1월에 새로 배운 표현을 다시 봐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게 많으니까. 회화는 그렇다 쳐도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한 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휘를 힘들게(?) 공부하고 익히는.
업무와 별도로 여가 일환으로 영어 원서를 읽기는 한다. 업무와 관련된 주제 서적을 보는 거지만.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영어 '공부'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어휘를 일일이 챙기지도 않고, 늘 사전을 보지도 않고 그냥 넘기면서 읽는다. 인상 깊은 내용은 발췌하지만 영어 '공부' 목적은 아니다. 이걸 읽으면서 의미 있는 지식과 정보는 얻겠지만 내 영어 실력이 고효율로 향상되지는 않는 듯하다. 독해력을 향상하는, 전반적인 '실력'을 높이는 독해 공부를 따로 해야 더 도움될 수 있을 듯한데. 아님 지금 내가 보는 책을 교재로 삼아도 된다만.
사진=픽사베이그래도 '공부'를 목적으로 기획한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콘텐츠는 또 다른 듯하다. 어떻게 해야 독해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떤 콘텐츠를 봐야 독해력이 더 좋아질까. 이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지금 떠오르는 건 책 읽다가 모르는 단어, 처음 보는 단어는 반드시 기록해두고. 다시 보고. 나만의 사전을 만드는 데 그걸 영어로 만드는 것도 좋겠다 싶다. 학습 효율을 높이고 싶으면 스스로 시험을 치고 잘하면 보상을 준다거나. 책을 더 꼼꼼히 읽거나.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글로 풀다 보니 횡설수설이다. 글 제목에 맞춰서 마무리하면- 자신의 관심사나 업과 관련된 영어 텍스트를 읽으면 비교적 덜 지루하고 재미있게 이를 읽을 수 있다. 하다못해 유명인사 가십이라도. 영어 텍스트 읽는 건 대단한 일도 아니다. 난이도에 따라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독해 행위 자체는 어려운 활동은 아니다. 이건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언어를 하나라도 더 할 줄 알면 접할 수 있는 콘텐츠 범위가 넓어진다. 양질의 콘텐츠를 더 많이 접하면 내게 도움되고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여러 외국어 가운데 그나마 영어를 다들 많이 쓰니- 누구든 자신의 관심사와 업과 관련된 영어 텍스트를 읽으면 유용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