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행위
기적을 바란 적이 있었다.
인력으로 풀리지 않을 일에 초월적 존재의 변덕이 닿기를 바랐다. 그 간절함은 나를 종교에 매달리게 했는데, 새벽기도는 물론 요일을 막론하고 갖가지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가 끝나면 늘 맨 마지막으로 예배당을 나오며 눈물 콧물 바람인 얼굴을 감추고자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엄마가 살길 바랐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실존하는지 확실치도 않은 존재를 미워하며 나는 예배당으로의 발길을 끊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도하는 마음’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소망하는 내용을 머리로 그리고 입으로 뱉으며 몰입하는 과정은 나의 진심이 얼마나 진한 농도를 지녔는지 느끼게 했다. 짙은 감정과 마주하게 되어 손등에 툭툭 떨어지던 뜨거운 눈물의 온도를 여전히 생각한다. 갈수록 포기하는 게 많아지고 바라는 건 적어지는 삶에서 무언가를 강하게 염원하는 마음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잊지 않기 위해 생각한다.
계속해서 기도하는 사람들과 가끔씩 안부를 주고받는다. 대화 마무리에는 늘 “은서야, 너를 위해 기도해.”라는 말을 해주는데 그 말이 왜 그리도 내 마음을 크게 두드리는지. 고일 것 같은 눈물을 감추려 웃어넘기지만 나를 위해 기도하는 상대의 모습을 그리면 나 역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본 사람이기에 귀가 먹먹해지리만큼 감정이 일렁인다.
기도는 사랑하는 행위이다. 묵직한 마음을 담아 호소하는 행위가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려나. 나의 안녕을 위한 기도는 스스로를 향한 애틋한 사랑이고, 타인의 안위를 위한 기도는 세상을 향한 지극한 사랑이다. 예배당으로 가는 발걸음은 멈췄지만 나는 계속해서 기도한다. 나의 안녕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그 마음이 어딘가에는 닿기를 바라며 진하고 조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