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리테일 기업들은 모두 아포칼립스를 맞이해야 하는가.
미국의 완구 전문 매장인 토이저러스는 2017년 9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들이 파산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온라인 플랫폼 전략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1위 유통기업이었던 미국의 대표 리테일 기업인 시어스 백화점도 2018년 10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기보다 오프라인 쇼핑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뒀다.
지금은 이들의 자리를 모두 아마존이 차지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이들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주었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대체 불가능한 초거대 공룡기업으로 우뚝 서게 도와줬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아마존과 같은 초거대 마켓 플레이스를 보유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게만 도움이 된 것일까. 전통적인 리테일 기업들은 모두 아포칼립스를 맞이해야 하는가. 여기 두 개의 사례가 있다.
2019년 버즈피드 마케팅 책임자였던 벤 카우프먼이 설립한 CAMP(캠프)는 뉴욕과 댈러스 등에 총 9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난감 가게다. 장난감 가게라고 하지만 매장 공간의 약 20%만 판매 장소이고 나머지 80% 체험관이다. 총 네 가지 테마로 이뤄진 체험관에서는 스포츠, 연극, 공계는 물론 쿠킹, 여행 등 다양한 체험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의 주요 수입원은 제품 판매 외에도 체험행사 티켓, 브랜드가 후원하는 테마 체험들이 만들어낸다.
자칭 미래의 백화점이라고 부르는 Neighborhood Goods(네이버후드굿즈)는 새로운 종류의 백화점이다. 이들은 약 400평이 채 안되는 공간에 D2C 브랜드로 테넌트를 구성했다. 백화점 내 레스토랑은 입점 상권 내 요리 연구소, 식당 등과 함께 공동으로 개발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고, 지역 내 다양한 이슈를 큐레이션해 자체적인 콘텐츠도 뉴미디어를 통해 발행하고 있다. 또한 신흥 브랜드에 팝업 공간을 제공하는 THE COMMONS 서비스도 런칭하는 등 단위면적당 매출을 중시하던 전통 소매 산업과는 정반대의 행보로 주목을 이끌고 있다.
정리하자면 코로나 19 팬데믹은 단순히 포스트 디지털 시대로 이끄는 가속페달이 아니다. 캠프와 네이버후드굿즈와 같이 아마존은 결코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오프라인 리테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쟁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콘텐츠다.
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콘텐츠 비즈니스로 나아가야 한다. 콘텐츠를 구축하지 않으면 지금의 환경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콘텐츠. 훌륭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곧 생존 비결이다. 그리고 훌륭한 콘텐츠는 곧 훌륭한 고객 경험으로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