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물인 것일까, 솔직한 것일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 뭘 할지 몰라 자본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돈이 되었다.
비싸고 맛있는 밥도, 낯선 나라에서의 여행도 좋아했던 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게 생겼다.
그것은 바로 돈이다. 그리고 내가 부자가 되는 것이다.
자본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이후로, 아무래도 관심이 부자되는법에 쏠리니 나의 관심사와 대화의 주제는 온통 돈과 관련된 것뿐이었다.
무슨 대화를 하더라도, 결국은 요즘은 집값이 어떻다더라, 내가 요즘 읽은 책은 달러에 대한 책이었다. 주식은 어떻게 투자하는 게 좋을까? 이런 주제들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돈'을 좋아한다는 것.
돈을 좋아해서 돈과 관련된 주제의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암묵적인 대화의 금기를 깨는 것이었다.
십수년을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돈이야기만 나오면 다들 대화가 없어지곤 했다.
숙연해진다는게 맞는 표현일까? 다들 굳이 꺼내고 싶지않은 흑역사를 꺼낸 것처럼 대화를 은근슬쩍 돌리거나
굳이 우리의 상황을 상기시키지 말라는 듯 '무슨 돈얘기야, 벌써부터'라며 돈에 대한 이야기를 중단시켰다.
물론, 내가 돈이야기를 하고 돈을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현재 돈이 많다는 뜻은 전혀아니다.
어차피 지금 현재 내가 주식으로 운용하고 있는 자금은 남들의 발끝도 못따라가는 티끌과도 같은 돈이고,
그것도 심지어 현재 결혼준비때문에 더 모아지지도 않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나보다 내 친구들과 동기가 더 부자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나보다 더 돈이 많은 내 친구들과 지인들은 왜 돈이야기를 하는걸 싫어할까.
그리고 자본가가 되겠다는 나의 꿈을 다들 말리곤 한다.
'공무원인데 굳이?', '내가 너 나이때 그런 생각했었어~, 그런데 못 그만둬', '너무 어린데 돈돈거리면서 살지마'
온통 주위에 이런이야기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면, 어느 순간 내가 속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돈을 좋아한다는 것은 속물이라서 그런걸까? 돈을 좋아하고, 부자가 될거란 걸 드러내서는 안되는 걸까? 왜 다들 내가 부자가 된다는 걸 주의깊게 듣지 않는 것일까?'
내 친구들은 더이상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매일매일 가계부를 쓰며, 일주일에도 세네번 재정계획을 세우는 나를, 취미처럼 부동산 어플을 들어가며 집값얘기를 하는 나를, 매일 친구들에게 저축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나를.
나도 내친구들을 더이상 이해하지 않기로했다.
전세에서 월세로 바꿔가면서도 좋은 입지의 좋은 집을 포기하지 못하는 친구를, 미래가 안보인다 말하면서 오늘의 기쁨으로 미래를 대신하는 친구를, 현재를 비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친구를 말이다.
어찌보면 좀 외로울 수 있겠다.
십수년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었던 친구들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이.
어쩔때는 내가 돈이라는 사이비종교에 빠진다면 이런것일까를 생각한다.
그리고 가끔 내가 너무한건가 라는 생각도 자주하게된다.
하지만 결론은, 항상 '다른 방법은 없어'다.
내가 언젠가, 하루에서 제일 생산성 넘치고 활기찬 시간인 9시~6시 시간을 나를 위해서 쓸수 있게 될때,
돈이라는 것에 구차해지는 일이 없도록,
나의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것들을 돈때문에 잃게 되는 일이 없도록,
나는 경제적 자유를 이뤄야하고, 이루기 위해 자본가가 되어야한다.
어제도 오늘도 '넌 부자가 안될거야, 넌 할수없어, 우리와 함께 이 자리에서 머물자'라는 나를 끌어내리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듣게된다. 내가 현재를 벗어날 수 없도록 옭아매는 주문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되새긴다.
'나는 할수 있어, 나는 자본가가 될거야. 나는 45살에 나를 위해 일할거야.'
아무도 내가 45살에 퇴직을 할 수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아무도 믿고싶어하지 않는다.
내편이라고는 없는 이 세상이지만, 현재는 가진게 없는 나 자신이지만 오늘도 다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