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거리두기

by 문봐

엄마와 거리두기를 해야 겠다. 내 안에는 엄마가 많다. 내 안에 있는 엄마를 내보내고 난 후에야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해달라고 수십번 이야기를 해도 본인이 편한 것을 해주려고 하는 엄마와 더이상 싸우고 싶지 않다.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상황을 만드는 엄마를 마주하지 않겠다.


앞으로 우리 집에 엄마를 초대하지 않겠다. 엄마와 만나는 횟수를 줄여야 겠다. 내가 친정에 가는 횟수 또한 줄여야 겠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계속 하는 엄마가 싫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기억해두지 않는다는 것이 나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내 자신만 중요하듯이 엄마도 엄마 자신만 중요한 사람인가 보다. 자신이 해주고 싶은 것만 해주면 그걸로 만족인 사람.


나는 이제 엄마와 거리두기를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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