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100점 줄 수 있어?

더 이상 잘할 수 없을 만큼

by 오리궁뎅E

'신인류의 등장, 포노사피엔스'란 말이 너무나 일상이 된 요즈음이다.

앉으나 서나를 넘어 잘 때에도 신체의 일부가 된 것처럼 딱 붙어 있는 게 스마트폰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면서 느끼고 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좋은 점이 너무나 많아 떼려야 떼기가 어렵다.


모처럼 아주 일찍 잠들었다가 화장실 가려고 깬 지금, 나도 '아차!' 하며 폰을 들었다.

매주 올리는 글을 예약발행하는 걸 깜빡한 것.

올리려던 글은 따로 있는데, 김연아의 영상을 보고 뭉클해서 순서를 바꿨다.


독서지도사 모임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천안 터미널에서 본 김연아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봤던 피겨스케이팅은 재미가 없었다. 우리나라 선수가 없었으니까. 예쁘고 신기하긴 했지만, 몰입되지 않고 지루했다. 그러니 잘 알지도 못할 수밖에.


그런 내게도 최고의 모습으로 남은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최고였나 보다. 아니, 김연아 본인의 표정에도 그렇게 쓰여 있었다.


15년 전 자신의 경기를 본 김연아는 "어렸네." 하면서도 자신의 연기에 100점을 주었다. 다시 하라고 해도 더 잘할 수 없을 거라 했다.

뭉클했다.


나는 나 자신에게 100점을 줄 수 있을까?

모든 면에서 100점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 한 군데라도 100점을 줄 수 있다면 그 또한 인정해야 할 삶일 것이다. 100점이 아니면 또 어떤가. 묵묵히 견디는 것 또한 잘하고 있는 것이지.


중요한 건, 스스로를 얼마나 인정하고 있느냐다.

난 나, 딸, 배우자, 엄마, 자매, 직장인으로서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80점 정도로.

다만 올해는 그 점수를 베이스로 나에게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더 이상 잘할 수 없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