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by hari

생각에 관심을 기울여서 그 이야기를 듣다보면 희한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의 행복을 지속시키려고 분투하거나 혹은 가지지 못할 것에 대하여 두려워하거나 혹은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에 몰두하곤 한다.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똑같은 생각들만 반복해서 제자리 걸음을 한다. 생각은 이처럼 쓸데 없는 것이다.


오늘은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되는 날이다.

아쉬워서 펑펑 울기도 했지만 사실 아주 알찬 세 달이었다. 온 것에 대하여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오지 않았더라면(그럴 일은 없겠지만) 후회했을 터.


너무 소중한 인연들을 알게 되었고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파도가 된 듯 스스로 휩쓸릴 뻔 한 적도 많으며 그 곳에서 혼자서 마음을 추스르려고 하루이틀 애 먹는 적도 있었다.


무언갈 지속시키려고 하는 욕망이 오히려 나에겐 과분한 것이며 그것을 다 놓아버렸을 때 비로소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 알아서 다가오는 느낌에 신기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는 말들을 어느 정도 흘려 보내고, 그냥 제 갈길 가며 피해주지 않으며 많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 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잠잠하고 평화롭고 온전하다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가끔은 폭풍도 오는 바다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폭풍 뒤에 더 맑은 물들이 쏟아져 나올 걸 알기에 그 폭풍을 감내하곤 한다. 많은 것들이 감사하고 쓸쓸하기도 하며 슬프지만 좋은 하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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