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이고 고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골치아픈 상황이나 변화 때문에 감정이나 스스로가 흔들려 고통받는 것이 싫기 때문이 큰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안정감을 추구하여 변화를 거부할 때 더욱 커다란 고통이 있었다.
제주도에서 한 인연을 만났었다.
그분의 전시회에 갔을 때 드렸던 편지.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에게 이런 작은 선물들을 줬었다. 어느 순간 다시 내가 받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의 나.
그림을 조금 고치고, 윤지를 만났다.
일 년 만에 만나는 것 같지만 여전했던 윤지.
오늘은 이상하게 좀 피곤했고, 그로 인해서 내 얼굴이 별로 밝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서 무표정일 때가 많은 것 같기도하다. 나는 웃는 게 좋은데
윤지랑 이야기 하면서, 갑자기 내 기억력에 관하여 말을 했는데 기억력이 짧아서 참 좋긴 하지만(뒤끝이 적을 수 있으니) 가끔은 행복한 추억까지도 많이 잊어서 그건 조금은 슬프다. 하지만 어느정도 기억 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래서 사랑했던 사람이 나에게 기억력이 짧으면 좋았던 추억까지도 많이 잊을 수도 있어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성간의 사랑이라는 건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연애에는 별 소질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만났던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었고 짧았던 길었던 나에게 소중하고도 행복한 흔적들을 남겼다. 인복이 많은 만큼 남자복도 많은 것 같긴 하다.
그리고 했던 작업들. 아직 미완성인데, 편하고 포근했으면 해서 그리고 있는 작품들이다. 나는 작업을 할 때만큼은 가장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작업에 임하고 싶다. 왜냐하면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 조차도 내 그림을 보고 힘을 냈으면 하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난 아직도 참 많은 걸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많은 것들은 다 사라져버리고 지나가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아무 이유없이 머리가 아팠지만 고통스럽진 않았고, 엄청 행복하진 않지만 평화로워서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 요즘엔 많이 질문하지 않았다. 너무나 흐르는 대로 살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프랑스가 아니더라도 퀘백을 가고 싶기도 하고, 내가 무얼 하든 사랑하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행하고 싶다. 바라는 게 많진 않지만 그냥 많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하고 누군가가 내 곁에 있었더라면 기쁘고 행복한 느낌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정도?
생각이 많지 않으며 올곧고 비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에게도 세상에게도. 정직하고 단순하고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