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간의 관계

by hari

나는 연인간의 관계에 많이 서툰 편이다. 하지만 그게 서툴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나라는 인간이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라고 인정하면 어느정도 편해진다. 오래 연애를 잘 하진 못하지만 짧게라도 마음의 진심을 다해 사랑을 하고, 그만큼 짧은 기간동안 깊은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 어쩌면 그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기할 만큼 헤어진 사람들과 다시 친구가 된다. 왜냐하면 그 사람 자체는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의 ‘연인’이라는 관계에서 잘 맞지 않은 것 뿐이기에, 둘 다의 감정이 다 사라지고 상처가 없을 때 이기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합의하에 친구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헤어질 때 이유는 단순히 ‘좋아하지 않아서’일 때가 굉장히 많다.


일기를 보다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과 끝마무리할 때의 글을 보았다. 나는 그 사람을 괜히 미워하긴 싫었다. 감정이 끝이 나서 헤어져야 하는 게 아니라, 성격 차이와 더불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거리의 차리 때문도 있었던 것 같다. 부산과 서울도 아닌, 파리와 서울이었기 때문에. 오빠는 많이 버거워보였다. 나도 그렇고.


그래서 끝 마무리를 짓기 전에 오빠에게 고마웠던 점들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역시 모든 것들은 생각하기 나름이었는지 쓰면서 꽤 마음이 아픈 동시에 고마웠던 것 같다. 아쉬움도 많았다.


지금은 프랑스인지 한국인지도 모른다.


안부라도 묻는 연락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 둘 다 잠잠하다.

친구로 지낸다면 어떻게 될 지 전혀 상상이 안 가지만(사실 성격이 안 맞을 가능성이 더 클 것 같기도 하고 ^.^) 그래도 소중했던 인연과 연락 한 통 못한다는 게 좀 아쉽긴 하다.


뭐 언젠간 연락을 하거나 파리 길 한가운데에서 만날 것 같다. 그럴 때면 항상 내가 그렇게 했듯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안부를 물을 것 같다. 그러다가 헤어진 인연들과 다시 친구가 되었으니. 참 신기하다. 그런 자연스러운 것들이.


그래서 나는 연인간의 사랑이라는 것과 관계라는 것들 사이에 있는 아이러니함이 참 신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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