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냥 예술 할래

by hari

요즘의 하리는 차분해 보인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내가 한창 활발하고 뛰어다녔을 때 보았던 분들이라서 그 모습이 바뀌어서 그렇게 느껴지나보다.


어찌되었건 나는 나

ㅎㅎ


누구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코로나때문에 확실히 누굴 만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최대한 혼자 있는 편이기도 하고,,,


요즘에는 평평하다. 엄청 행복하지도 아프지도 않다. 그냥 잔잔하다. 아무 생각이 없을 때도 있다. 그런데 그게 정말 감사한 일 같다. 감사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말이다.


사실 일을 하다보면 물질적인 것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어서 그것에 살짝 버겁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것을 벗어나서 삶을 예술로 바라보고 삶의 많은 측면들을 시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내가 정말로 다시 나 스스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묘하다. 오랜만에 본 친구가 나에게 "하리야 너 시 좋아하잖아!"라고 했을 때 살짝 흠칫 했다. 실은 나는 약 일 년 간 시를 많이 읽지 않았고 주로 자기계발서나 종종 예술서적을 읽는 것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오랜만에서 서점에서 시를 샀을 때의 그 느낌은 참 묘했다.


이런 게 행복이구나, 라고 다시 느꼈다.


그 이후로 나는 다시 현재를 온전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많은 것들은 내 생각대로 창조가 되고, 나는 종종 아프기도 하고 노력하기도 하고 발버둥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은 정말 자연스럽게 흐른다. 그리고 그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 속에는 긍정적인 것들도 있고 부정적인 것들도 있다. 내가 회피할 수 있다고 해서 회피할 수 있는 게 아닌 그런 것들 말이다. 나는 그 속에서 내 마음을 다시 비우기 시작했다.


나는 무언갈 소망하고 소원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에 대하여 약간이라도 집착이 시작되면 살짝 마음이 불편해지곤 하는데, 그 소망조차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완벽하게 많은 것들을 비우기 시작하면 본래의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게 바로 나구나? 하며 느낀다.


나는 그저 나이다. 사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면 물질적인 것들은 알아서 들어오곤 했다. 정말로 신기하고 감사하게 말이다. 예상치 못한 삶들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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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환 오빠를 오랜만에 만나고 나서 개 추운 상태로 집에 들어왔다.

아트나인의 15층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했는데, 풍경이 보이고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너무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그리고 안수님도 만나서 맛있는 샤브샤브도 먹고 밀크티도 먹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왠지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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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업했던 <숨>


나 요즘에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그저 숨에만 집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숨에 집중하고 그 때 순간의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 그게 전부이다. 아주 고요하고 아주 비어있다. 사실 문제란 없는 게 현실이고 삶이다. 나는 그러한 고요도 좋아하고 종종 나에게 달려오는 유머도 좋아하고 헛소리도 좋아한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헛소리가 늘어만 가는데 나는 그런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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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눈이 왔던 날이다.

나 너무 행복해서 모자에 눈이 쌓였는데도 그냥 저 상태로 길을 걸어갔다. 소복소복 소리가 나는 게 너무 귀엽고 행복했다. 이게 행복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 전부인 것. 나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다. 실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지만 난 그냥 마이웨이로 행복하게 살고자 한다. 다시, 다시, 다시. (괜히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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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랑 밤에 만나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우리 둘 다 이렇게 행복할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행복했다. 세리는 내가 봤던 날 중에 가장 초딩이었고 우리는 동요도 부르고 신나게 걸어가다가 미끄러져서 두 번이나 넘어졌다. 깔깔 웃으면서 븅신같이 걸어다니며 고드름을 따기도 했고 이 눈사람을 옮겨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는 이 눈사람에게 정이 들어서 집에 되돌아갈 때 계속 인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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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를 옮길 때마다 눈사람이 자꾸 우리에게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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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 이루어지는 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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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엔 장갑까지 끼워졌다(까마귀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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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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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즘 마음으로 낳은 아이 데려가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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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은 산책을 했다. 일곱시 반 쯤에 나와서 달이 떠 있었다. 고요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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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천사를 만들었다(하리 친구,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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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현이가 만들어준 니카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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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마음에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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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작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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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돈 벌지? 궁리하고 있었는데 그냥 쉬는 기간 동안 내 작업이나 왕창 하고자 한다. 어차피 지금 상황 자체가 일을 하기에 힘든? 상황이기도 하고 집이나 작업실에 다니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아서..


나 그냥 다시 예술가 할래.

나 원래 사업가 하고 싶었는데, 사실 그것도 재미있긴 하지만 그렇게 자연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냥 내 작업 열심히 하고 훨씬 더 좋은 작업 해서 그걸로 돈 알아서 벌리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그게 더 나다운 삶이라고 해야할까? 예술가 일반인 이런 구분 짓는 게 아니라

그냥 그림을 그리는 사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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