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박하리,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미/ 박하리/ 29.7 x 21.0/ 장지에 수간채색/ 2021
마침 거기 서 있다가 - 메리 올리버
기도가 어디로 가는지,
무얼 하는지, 나는 몰라.
고양이는 햇살 속에서 토막잠 자면서
기도할까?
주머니쥐는 길을 건너면서
기도할까?
해바라기는? 해마다 늙어가는
떡갈나무 고목은?
내 마음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가득 차서
나에게만 집중하며
세상을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걸
바닷가를, 나무들 아래를 걸을 수 있다는 걸
난 알아. 그건 내가 진실로 살아 있다고
부를 수 없는 상태지.
기도는 선물일까, 아니면 간청일까,
아니, 그게 중요할까?
해바라기는 눈부시게 빛나, 어쩌면 그게 그들의 방식이겠지.
어쩌면 고양이는 곤히 잠드는지도 몰라. 아닐 수도 있고.
그런 생각을 하다가 마침 문밖에 서 있게 되었지,
공책을 펴 들고서,
그렇게 난 매일 아침을 시작해.
그때 굴뚝새가 쥐똥나무에서 노래하기 시작했어.
굴뚝새는 열정에 흠뻑 젖어 있었고,
그 이유는 나도 몰라. 그렇지만 안 될 것도 없지.
난 당신이 무엇을 믿건 무엇을 믿지 않건
당신을 설득할 생각은 없어. 그건 당신 일이니까.
하지만 난 굴뚝색의 노래를 들으며 생각했지,
이게 기도가 아니면 무엇일 수 있을까?
그래서 펜을 들고, 잠자코 그 노래를 들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