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by hari

7년 정도 동안 알고 지낸 오빠가 있었다. 단짝친구였고, 나는 오빠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는 생각했지만 항상 생각하는 방식이나 목표들이 다르다고 여겨왔고, 그런 성격 차이로 인해서 자주 틀어지고 연락을 끊기도 하고 그랬다.


희한한 건, 항상 일 년에 한 번 정도씩 싸우고 짧게는 몇 달, 길게는 일 년 정도 연락을 안 하곤 했는데, 그러다가 결국 둘 중 한명이 다시 연락을 한다(그건 주로 오빠다).


그리고 아무 일 없던 것 마냥 다시 만나서 잘 지내는 친구사이가 된다.


일 년 전에는 싸웠다기 보단, 실망을 해서 더 이상 인연이 아닌가보다 싶어서 연락을 끊었었다. 신기할 정도로 아무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다.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았다. 오빠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 주일 전 쯤에 꿈에 오빠가 나왔다. 기분이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는데 문득, 오빠한테 연락이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우리 사이에 있는 인연이라는 실타래가 아예 보이지도 않고 볼 생각도 없어서 다시 만나리라곤 예상치도 못했는데 우리는 또 아무렇지 않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카톡으로 지금껏 미안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는 이전에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슬퍼지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덤덤했다.


오빠를 오랜만에 봤는데 어제 본 사이인 것 마냥 안녕~ 하고 덤덤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간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지냈다고나 했다. 요즘 나는 정말 잔잔하고 감정이 거의 없다. 오빠는 뭔가 잘 살아보고 싶다는(내적으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내가 항상 오빠한테 내적으로 먼저 자리를 잡은 후 외면을 살폈으면 좋겠다고 많이 말하곤 했는데 이제서야 오빠는 그 균형을 잡으려는 눈치가 보여서 신기하기도 했다. 예전의 그 다급한 모습보다는 훨씬 안정적이고 여유롭고 차분해졌달까. 여하튼 역시 오빠는 오빠다. 라는 생각을했다. 굳이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을 것 같다.


아직도 애착의 마음이나 애정이 꽤 많이 있는 친구인 건 맞지만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면 또 서로에게 데여서 멀어질 까봐 거리를 둘 것 같기도 하다.


가끔 생각하면 진짜 매일 싸우긴 했지만 그래도 이만큼 돈독한 남사친은 없었다는 걸 알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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