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성 없는 글들

by hari

잘 뛰지 않는 내가 뛰어다닐만큼 바쁘다.

예전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울다가 그 이후로는 눈물도 안 나와서 그것이 더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울 일이 전혀 없다. 사실 주변 상황은 바뀐 게 별로 없지만 그저 만족하며 살아간다. 어찌되었든 나는 똑같은 상태에서 계속 변하는 모순이 있을 테니까.


불안정적이라 생각하여 누군가를 옆에다 두면 더욱 진동하였다. 나는 쓰러졌고 주저앉았다. 몇달동안 주저앉아 있다가 또 새로운 타인을 만나고 또 주저앉았다.


그리고 몇달동안 여러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지냈다. 즐거웠다.


오늘 버스를 타면서 최근에 내가 누구때문에 아파했는지 생각해보니 딱히 누구도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살짝 칼에 베인 것 마냥 아픈 정도였지 내가 흔들리지는 않았다.


나는 부단히 움직일 것 이고 그저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네가 한 말이 떠오른다. 너에게 그렇게 큰 일이 있지 않을 것이니 불안해 하지 말아라. 너는 부산에 갔을 때 그곳의 풍경 동영상을 보내주었다. 머리를 자르는 모습의 동영상을 보내주었다. 처음 내가 네게 보고싶다 말하였을 때 전화가 왔다. 마지막에는 침대에 누워 전화로 싸웠다. 나는 아주 차분했고 너는 아주 화가 나 있었다. 너는 자신을 안정시켜주고 자신을 아주 많이 사랑해줄 만한 여성을 찾았고 나도 자신을 안정시켜주고 자신을 아주 많이 사랑해줄 만한 남성을 찾았다. 우리는 방식만 달랐지 사랑을 구걸한다는 것은 비슷했던 것 같다.


11개월이 지났다.

나는 울지 않는다. 우는 법을 잊은 게 아니라 우는 법을 알지만 필요없다는 본능에 울지 않는다. 네가 보고싶지는 않다. 웃긴 건 그저 남들과 비슷한 내 주위 이방인일 뿐인데 나는 네게 왜 그리 의미부여하는 지 모르겠다. 내가 가장 힘겨웠던 때에 나온 활력같은 존재여서 그럴까? 난생 처음 접해보는 인물이라 그런 것일까? 만약에 길에서 너를 마주쳐도 나는 처음 본 사람인 것 마냥 그냥 지나칠 것 같다. 나는 너를 사랑했지만 내가 사랑한 건 네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 자체에 매혹되어 그것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굳이 그 이상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길에서 너를 마주해도 아는 체 하고싶지가 않다.


나는 또 다시 뛰어간다. 그리고 짧게 생각한다. 활기차다. 이것도 내 속에 있었던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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