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부터 그림에 대해서 엄청 진지해서 사실 하루종일 그림에 대해서 생각하고 깊게 느끼곤 했다. 자연이나 어떠한 상황을 예술과 연관지어서 생각했고 그게 행복했고 사실 내 모든 일상생활이 그런 것들이라서 나의 현실이란 몽상이었을지도 모르겠는 하루하루였지만, 그 몽상을 나의 진짜 현실로 만드는 작업을 해 왔다.
나는 모든 사람들을 존중하고 싶고, 모든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한다.
하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것들은 이상할 정도로 예민해서, 그냥 정화 시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람이 지나치지 않는 1급수 물 처럼 정말 맑게 간직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그래서 그림에 대한 평가를 굳이 듣지 않고, 들어도 흘려듣는다. 항상 사람들의 의견은 다르다.
대학생 때에는 정해진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있어서 따분했다. 3-4학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1-2학년 때, 내가 창작을 하면 교수님께서 창작은 나중에 하라면서 사실적 묘사에 더 치중했는데, 그게 지쳐서 휴학을 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졸업반 때에는 이상할 정도로 교수님 말씀을 잘 안 들었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냥 내 멋대로 그렸고 사실 그게 맞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았지만, 교수님들이 좋아서 그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항상 감사했다.
그 이후로 나는 이상할 정도로 미술하는 사람들이랑 교류를 안 한다. 그래서 내 친구들의 대부분은 연기하는 사람이나 음악하는 사람이나 무용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냥 그들은 편견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느낌이라 좋다. 평가 없이, 학술적인 것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걸 존중하는 느낌과 존중받는 느낌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오늘은 은연중에 평가를 받았는데, 사실 내가 진지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어서 내면의 정화작업을 하고 있다. 나의 잘못 된 부분과 사건의 객관적인 느낌을 관찰자처럼 멀리서 바라보고 싶지만 어느 정도 슬픈 건 어쩔 수 없지만 사실 그렇게 슬프지도 않다.
친구의 춤추는 영상을 봤는데, 그걸 보면서 엄청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22살 때가 기억이 남는데, 실기실에서 하루종일 그림을 그리다가, 너무 머리가 아프고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유튜브나 친구가 보내준 무용 영상을 보면서 내 안에 있는 많은 것들을 풀었었다. 나는 그 시기를 지금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으스러질 듯 불안정하고 유리같았지만 동시에 더 튼튼한 사람이 되기 직전의 사람처럼 강했다.
3층의 휴게실에서 매일 무용 영상을 반복재생하면서 수십번 수백번씩 보면서 하루하루 나를 위로했었는데 오늘 불현듯 그 생각이 났다. 무언갈 지속할 수 있다는 힘은 정말 감사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