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변치 않는 것이 있을까?

by hari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로 지정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아침에 인사동 가서 장지를 샀고 지금 곧 컴퓨터 작업을 할 것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세네시간 동안 엄청 푹 쉬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음악만 감상했는데 너무 행복했다. 행복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긴 하다.


어느 날부터는 나는 그냥 스스로를 규정짓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규정짓고 싶어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까다롭고 복잡한 걸 지향하지도 않고 그냥 바보 멍청이같이 단순하게 사는 게 행복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많은 걸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지만

정말 단순하게도 “그냥 사랑해” 하는 것들을 내 곁에 두고 싶다는 단순한 욕심이 있는 것 같긴 하다.


나는 어쩌면 아무것도 사랑할 수 없는 까다로운 사람임에 동시에


너무 많은 것들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같다.


그것들은 그냥 지하철에서 오랜만에 선물을 꺼내보는데, 그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지는 그런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들같은 것이다. 나는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잊고 살았다.


무언가에 소속되어 버리면 사실 내가 생각하지도 않았던 자유라는 걸 놓쳐버릴까봐 너무 귀찮기도 하고 싫기도 했는데 어느날에는 누군가이든 어떤 단체이든 소속해야 할 날이 있으리란 걸 깨닫고 있는 것 같다.

그게 어느 정도 세상과 다같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인가? 라는 생각도 한다. 대신 나라는 사람의 순수한 면들와 내가 소중히 아끼는 것들을 잃진 않겠지.


요즘엔 내가 지향하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그냥 다같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사실 어느정도 변화라는 것이 무섭다. 왜냐하면 모든 변화 속에는 깨달음과 행복과 더 좋은 것들이 숨겨져 있지만 그 변화들을 지나가는 과정들은 지독히 아프고 내가 욕심부렸던 것들을 쉽고 쉽게 놓아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환상 속에서 살고 싶지 않고, 우리가 현실이라고 일컫는 본질 없는 껍데기 속에서도 살고 싶진 않다. 사실 모든 주관적인 가치들 중에서, 가장 주관적인 소중한 것들과 평생 함께 하고 싶기에 어떠한 의견에도 흔들리지 않고 싶지 않은 동시에 유연한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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