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갈 지속한다는 것

by hari

극도로 예민함에 대하여


요즘엔 편안한 삶이 좋다. 열정을 불태울 때에는 잠도 안 자면서 작업만 하는데 그러지 않을 때 나는 대부분 편안하다. 예민한 사람은 행복감을 지속시키지 못한다는 것도 어쩌면 편견인데, 나는 극도로 예민하지만 동시에 편안하다. 그냥 거슬리는 것들만 없다면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긴다. 같이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진짜 깐깐하게 하나하나 다 짚고 넘기곤 하는데(전시?) 그러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 일 잘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넘 행복하다.


요즘에 제일 많이 했던 말은 /그럴 수 있지/ 였는데, 그 말을 지속시키지 않으면 삶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그냥 나한테 누군가가 실수하면, 화가 났다가도 그냥 그럴 수 있지 하면서 용서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일주일이었던 것 같다.


요즘엔 현재에 머물러 있다. 요리하는 취미가 생겨서 맨날 마트 가서 장 봐 오곤 하는데, 한 개 열정 불살르면 변태같이 파는 성향 때문에 요즘 너무 열정적으로 요리하는데 그게 굉장한 힐링이 된다. 뭔가를 만드는 건 다 재밌다. 그래서 집도 매일 깨끗하게 청소하려고 하고 요가도 매일 해서 땀 흘리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려고 하고 몸도 가벼워지고 요즘 패턴이 좋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지코바를 먹었고 요즘에는 끊었던 담배도 갑자시 다시 피운다(또 끊긴 해야겠지만).


완전히 현재만 사니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이 잔잔해서 좋다. 행복하다는 엄청난 느낌은 없지만 편안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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