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년도는 신기하게도 많은 좋은 것들이 오면서도 몇 차례는 완성이 되고 몇 차례는 깃털처럼 사라져갔다. 그것들이 정말 큰 것들도 많았고 작은 것들도 많았으며 상실도 많았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감정을 느꼈고, 생각보다 꽤 강한 나의 멘탈이 흔들리기도 했으며 가끔은 무너져내릴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엔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꼿꼿하게 서 있었다.
예전에 요가에서 투라단다사나를 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는데,
둔근에도 힘이 없고 균형도 잘 못 잡는 편이라고 스스로 그렇게 믿어서 버스를 탈 때나 균형을 잡을 때 그 생각 때문에 오히려 ‘난 못 해’ 라는 생각을 달고 있어서 균형을 더 못 잡았던 것도 있었다.
그러다가 투라단다사나를 한달 정도동안 매일 연습하니까 어느새 제일 좋아하는 자세가 되었다.
여전히 골반이 열리기도 하고 균형을 못 잡기도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 오랜 시간 동안 균형 잡으며 버틸 수 있고 내가 제일 재밌어하는 자세가 되었다.
나는 지금 그 자세를 연습하고 있는 것 같다.
어제 시우언니랑 얘기하다가 그냥 내가 지금 천국에 있어서 작업만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데, 내가 작업만을 극도로 좋아한다기 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무언가에 집중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는 것 같다.
이번해는 작업에 대한 욕심도 정말 많이 생겼지만, 주위에 자잘한 것들이 나에게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아서 중간에 맥이 끊길 때가 정말 많았는데,
그 계기들을 통해서 많은 근력이 생겨가고 있는 상태인 것 같아서
그냥 나는 군말 없이 모든 것을 사랑하고 고마워하기로 했다.
사실 선택지가 없어서 그걸 택한 것도 있는데
오늘은 그냥 내가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것을 계속 잡고 있다가 그냥 나 자신에게 지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포기해버린다고 선언해 버리자마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속이 어느정도 시원해 졌다.
사는 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서 순간에 집중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끼려고 많이 하곤 하는데,
미친 마음은 이곳저곳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모든 것들은 잡을 수도 있고 잡지 못할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무언가에 집중해서 기획하거나 작업하는 건 그 순간이 영원히 나에게 우호적이게 곁에 있을 것만 같아서 그 순간이 가장 사랑스럽다.
그 순간마저도 욕망에서부터 풀어내야 하는 것이 작업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잘 하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잘 해야 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냥 모든 순간과 인연을 사랑해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