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흔들리지 않는 것들

by hari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건 좋은 것이지만 간혹 나도 스스로의 마음을 몰라줄 때도 있다.

회피하고 싶지가 않아서 솔직하고 진솔하게 나에게 대하는 편인데, 간혹 내면을 들여다보다가도 아 이건 진짜 모르겠다 싶은 경우도 많다.

그 경우에는 해답을 찾을 수가 없어서 일단 무시하고 살아가는 편인데, 그러다가 해답을 얻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부지런히 상상하고 행동으로 옮기곤 하는데 요즘엔 한 풍경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그래서 머지 않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만 같은데, 생각만 해도 웃음나는 사람과 함께 그려나갈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은 상상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정말 고차원적인 일이다.

이성에 대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의 사랑은 정말로 형태도 없고 정의내리기 전에 마음이 반응한다. 첫 만남의 순간에 그 화살은 나 스스로에게 꽂히고, 많은 걸 부정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하고싶은 대로, 그 꽂힌 마음을 향해서 돌진한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마음 앞에서는 다른 감정이 들어 갈 틈이 없고 생각이라는 것 또한 필요가 없다.


나는 누구를 사랑하는가? 오늘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머리로 정의내리지 못하겠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최근에 새로운 기이한 관계를 알게 되었는데, 나 자신에게 온 인연이 아니라 내 주변 인물에게 온 사랑이었는데, 나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의심스러운 한편, 이 상태가 신기하고 따뜻해서 혼자 울컥하기도 했다.


그냥 다 괜찮아, 하면서 가끔은 부처같이 사람들에게 대하기도 하는데, 정말 다 괜찮아서 괜찮다고 하는 말도 있고,

정말로 괜찮고 싶어서 괜찮다고 노력했던 것도 있다. 착한 척 콤플렉스는 아니고, 남들을 위한 나의 아주 작은 배려다.


하지만 오늘 느낀 것 중 하나는, 나 스스로가 정말로 괜찮지 않은데 정말 괜찮은건가? 하며 의심되었던 상황이 있었다. 난 괜찮지 않았다. 그런데 왜 굳이 괜찮다고 해야하는가. 나 괜찮지 않아.

그래서 그냥 그런 욕망이든 사랑에 대한 갈망이든 나 자신에게 무례하게 대하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를 챙기기 전에 스스로 챙겨지지 않으면 사실 누구든지 차갑게 대해도 된다. 하지만 예의는 챙겨야겠지만 어느정도 선을 유지한 채로 구역을 나누는 것 역시 본인 뿐 아니라 남에게도 확실한 것이 되어 그것이 오히려 건강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누구들에게 말하지만 난 착하지도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꾸며진 나는 착해보일 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정말 털털하게 나 자신만 남겨진 나는 착하지 않다. 그게 편하고 자유롭다.


친구들이랑 같이 어렸을 때 이야기 할 때 나도 모르는 나의 생각들이 문득 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신기하고 신기한 건 난 어렸을 때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행복했던 적은 셀 수 없이 많고 매일매일 행복했던 적도 있다. 지금의

행복은 빛이 순식간에 빛나는 행복같이 나에게 순순히 들어와서 빠져나가는 느낌의 행복이다.


사람은 수도없이 바뀌는 것 같다. 행복을 모르면서 살았다는 내가, 깊게 확인해 보았을 때 행복을 몰랐던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로 불행했던 사람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난 모든 형태의 내가 좋다. 알 수 없고 갈피잡을 수 없는 나라는 인간을 굳이 파고 파고 파고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기로 했고 남도 그렇게 바라보고 싶다.


그래서 언제나 흔들리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생각보다 난 무척 강한 인간 같다. 누군가가 의지하라고 어깨를 내놓아도 그냥 스쳐지나갈 것만 같다. 요즘에 드는 생각은 자신에게 가장 좋은

재산이란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건 쉽지만 어렵다. 여전히 나도 그렇지만 하지만 난 항상 스스로 해 냈고 그것에서부터 외롭다고 느끼지도 않았던 것 같다. 다만 두렵긴 했지만 언제든 헤쳐나갔다.


그래서 그냥 헛소리나 하면서 훌훌 거리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사실 헛소리를 하고 살아가는 그런 가벼운 인간처럼 대하는 것도 그냥 나 자신에게도 나 자신을 편하게 대하고, 남들에게도 나를 편하게 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더 가볍게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헛소리 하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그냥 그런 대로 생겨먹은 대로 가볍고 심각하지 않게 재밌게 살고 싶다. 매번 그랬지만 말이다.

하지만 대충 살고싶진 않다.

그냥 똑바로 살고 싶다. 하지만 꺾이고 싶진 않고

유연하게 흔들리면서 흔들리지 않게 살고 싶다. 자신에게 무례하게 대하지 않으며 타인을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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