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석이랑 작업하면서 제일 많이 느꼈던 건 그 아이가 뭔가를 할 때 최대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진다는 것에 있어서 고맙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또한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점들을 많이 본받고 언제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한 해는 어수선하고 행복하다.
많은 것들이 이루어진 듯 이루어지지 않은 듯 이루어지고, 수확이 되는 듯 되지 않는 듯 나와의 밀당을 하는 것 같아서 많이 울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버겁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오늘 작업을 하다말고 이곳저곳에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정신적으로 너무 바쁘고 신경써야 할 것들도 정말 많구나, 쉬고싶기도 하지만 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나도 몰랐던 스트레스가 쌓였던 것 같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의 토대를 갈고 닦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그리 힘든 것들도 아니지만, 지나쳐보면 이 과정들이 정말 많이 기억에 남을까? 하면서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많은 것들을 비워내도 자꾸 채워지는 것들에 대하여 어쩔 수 없는 도리라고 생각하고 축복하고 감사해하는 한편,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 마디나 포옹 한 번이 나에게 너무 큰 행복으로 와닿는 것을 알면 그 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나 여전히 하찮게 귀여운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다.
흘러가는 것들에 대하여 그냥 스쳐지나가는 변화를 인정하면 그 때 비로소 안정을 얻는다는 걸 알면서도 난 참 아직도 잡고싶은 게 무척이나 많은 인간이다. 그럼에도 그런 본질적인 고민 자체가 나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거라는 걸 알면서 오늘도 축복하면서 하루를 보내야지 싶다.
너무나 붙잡고 싶다.
하지만 그냥 붙잡지 말고 흘려보내면서 그냥 묵묵히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