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그림 운동 삶 사랑

by hari

요즘에 젤 많이 듣는 소리가 운동 이야기만 나오면 맑은 눈의 광인처럼 초롱초롱해져서 이야기를 한다는 말을 듣는다.

처음으로 운동하면서 부상을 입으며, 사실 잘 안 다치는 편이라서(생각보다 덜렁거리는 성격이 아니다.) 처음 다쳤을 때 꽤 큰? 충격 때문에 이제는 다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정확한 자세로 운동을 하고 싶어서 헬스 피티를 체험해 보았는데, 피티 선생님께서 회원님은 어떤 부위를 어떻게 예쁘게 하고싶냐는 질문에, 사실 할 수 있는 대답이 없어서 그냥 그런 것 보다는 운동을 잘 하고 싶고 정확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미적인 부분도 추구하긴 하지만 그것이 운동의 목적은 아니고, 그냥 운동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 같다.


운동을 하면서 내 삶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일단 미적인 부분으로 치면 체지방이 10kg 정도 빠지고 근력이 2-3kg 정도 늘었다. 사실 운동 직전에 워낙 살이 많이 쪄 있었던 시기긴 했어도 근육이 늘었기 때문에 더 튼튼해진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히려 처음에는 많이 만족해하다가 이제는 나 또한 미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예민하게 반응해서, 조금 더 욕심이 많이 생기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유산소는 워낙 좋아했고 유산소 운동은 일반 사람들보다는 훨씬 많이 하는 편이라서 어느정도의 체력은 갖추고 있었는데, 사실 근력 운동은 많이 해보진 않아서 처음에는 동작이나 무언갈 드는 것에 있어서 아주 많이 낯설고 재미도 없었다. 그러다가 요즘에 중량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데 이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게다가 나는 상체운동을 그렇게 싫어했는데 요즘에는 상체운동도 너무 재미있다. 그래서 운동 가기 직전에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피곤하다 등의 생각을 하다가 막상 운동을 하면 혼자 내적으로 엄청 행복해하고 신나한다. 고통을 즐긴다기 보다는 그냥 그 순간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래서 하루에 세 네번씩 하고싶지만 병원에서 운동 시간 중지(?) 를 시켜두어서 요즘에는 적당히 하려고 하는 편이다.


처음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전 남친이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이었는데, 오빠가 항상 헬스랑 크로스핏을 베이스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끔 그 운동도 포기하고 나 만나러 온다는 게 운동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얼마나 나를 위해주었는 지를 이제야 깨닫게 되긴 했는데, 그 때 당시에는 잘 몰랐다. 그래서 오빠한테, 운동하면 행복해? 하고 물었을 때 오빠는 엄청 담백하게, 그냥 좋아, 라고만 말했다.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서 나는 그림 그릴 때 너무 행복하고 사랑하고 좋아, 라고 말하곤 하기 때문에, 저런 담백한 말이 낯설고 그냥 좋아하지 않나?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저 말이 그렇게 이해가 된다.

마치 그냥 가족 좋아하듯, 좋아, 라고 말하는 게 어떠한 친밀감과 편안함,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무언가를 일컫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빠랑 만날 때 고마운 게 항상 나를 존중해 주어서, 근력 운동은 안 하는 나에게 같이 운동하자는 소리조차 안 하고 답답해 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갑자기 궁금해서 하루 크로스핏을 하고싶다고 해서 오빠가 다니는 크로스핏 박스를 갔는데,

로잉이랑 박스점프를 엄청 한 날이었는데,

처음으로 고강도로 무언갈 하니까 다 끝나고 나서 찜닭을 먹고 하루종일 무아지경으로 졸면서 다녔다.

그래서 이런 운동을 왜 하나, 싶은 마음에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웃기게도 신기루처럼 크로스핏 하는 생각들이 아른아른하게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네이버 지도에 크로스핏을 치게 되었고, 인터벌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몇 달 지나지 않아 오빠랑 헤어지고 ㅋㅋㅋ 거의 운동과 크로스핏과 인터벌 트레이닝만 남겨두고 떠난 그분께 참 고맙게도 나는 그 때 갑자기 불현 운동중독자처럼 하루종일 운동만 한 날도 있던 것 같다. 운동을 잘 한다기 보다는 그냥 그걸 했을 때 바보같이 아무생각도 안 나서 행복했었던 것 같다.


사실 그림과 무용을 제외하고 무언가에 이렇게 깊게 빠진 것은 낯설기 때문에 내 삶에 이렇게 온 게 일시적인 건가? 싶다가도 이제 이렇게 빠진 지 일년 정도 되니까 그냥 내 삶에 앞으로도 편안하게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사실 근력운동 말고 항상 나는 유산소 운동은 챙겨서 하긴 했다.


그렇지만 가장 많이 바뀐 건 그냥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과, 지속적으로 근육쟁이(?) 로 업그레이드 되는 몸, 그리고 몸을 정말 사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바뀌는 것 같다. 운동 하다가 욕심이 많이 생겨서 더 몸짱(?) 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이미 충분한 내 몸을 조금이라도 살이 찌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강박적인 마음 없이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고자 하는 요즘이다. 그래도 몸짱이 되고싶지만 말이다.


이러다가 아마도 훗날 몇 년 뒤에는 운동 관련 자격증을 따지 않을까 싶기도 하는데,

무언가를 또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참 고맙고, 몸을 더 튼튼히

해서 운동 시간도 늘리고, 조만간 발이 더 괜찮아진다면 러닝도 지속적으로 하고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요가도 더 배우고 발레도 배우고 몸이 더 튼튼해진다면 박스도 자주 가고, 움직임도 지속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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