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게 아름다운 무언가

by hari

무언가가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름다움은 많이 사라진다.


나는 때에따라 작업실을 집과 분리해서 장만하기도 하고 혹은 집을 작업실로 놓기도 한다. 그래서 집에 작업을 보는 건 정말 익숙하다. 그래서 내 작품이 신기하지도 않고 내가 작업자라는 게 신기하지도 않다.


그러다가 문득 새벽에 눈을 뜨고 내 작업들을 날 것 그대로 마주한 순간이 있었는데, 몽롱한 상태로 그것들을 바라보며 느꼈던 생각은, 천국에 온 것만 같았다. 그냥 많이 황홀했다.


요즘 나는 숨고싶기도 하다. 암묵적인 판단을 많이 당한다고 느끼는데 그게 무척이나 불편하다. 나는 나인데 내가 내가되지 않는 그 느낌이 너무나 싫었던 것 같다.


사실 외국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곳에 있어도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면 나는 특이한 사람이 된다. 누군가는 자처해서 특이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하겠지만, 나는 그냥 내가 되고싶다. 나의 직업, 나의 생각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걸 어느정도 받아들이면서 살거나

혹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이 예술을 했기 때문에 우리들끼리의 생활양식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를 신기하게 바라보거나 독특하게 바라보지 않았고, 누군가를 따라하면서 살거나 획일화된 사회의 양식대로 사는 친구도 거의 없기도 했다. 왜냐하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위하여 자신의 어느 지점들을 희생하며 사는 친구들이 대다수였고, 모험을 하고, 불확실함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어느곳이든 나를 궁금해하고 나의 생활방식이나 작업을 하면 이익이 어떻게 나는지 왜 그림을 그리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것에 대하여 피해다니기도 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그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게 나는 항상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요즘에 그런 질문들과 나에 대한 평가와 나의 외모 평가나 그런 것들에 진절머리가 나서 나의 공간마저 침범당하는 느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나는 나인데 내가 내가 아닌 느낌.


그래서 모든 걸 비우고 싶었다. 내가 내가 아닌 사람으로,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불친절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굳이 우호적으로 다 친해질 필요 없는 사람으로.


운동을 왜 해요? 살 빼려고 해요? 그렇게 하면 몸매 예뻐져요?


그건 나에게 있어서 아예 말도 안 되는 질문이었다. 왜냐면 나는 그냥 운동 자체를 좋아했다. 그림 좋아하듯.


그런데 나도 조금씩 바뀌어서 살 찌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몸에 대한 외적인 측면도 중시하는 나를 보면서 너무 슬펐던 것 같다. 이상한 에너지와 이상한 분위기에 휩쓸린 느낌이었다. 물론 스스로 그러지 말아야 했기 때문에 책임은 온전히 나 자신에게 있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어서 이제는 그냥 내 삶을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살을 조금 뺄 것이고(몸이 원하기 때문에), 작업을 위하여 운동을 하는 방향으로.


나는 언제나 움직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스스로에게 아름다운 표현이었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컸다.


타인에

의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낯선 아름다움대로 움직이고 싶다. 누군가가 나를 똥으로 보든 아름답게 보든 상관없이.


그니까 그냥 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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