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리
난 사실 1등을 좋아한다. 친구를 사귀어도 어느 분야에서든 본인이 제일 잘 하거나 국가대표이거나 잘난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인성도 정말 좋다. 얼굴도 잘생기고 예쁘다.
그냥 나는 무언갈 계속해서 배우고 싶은 것 같다. 좋은 사람 곁에 있으면 그 사람의 장점을 알아서 흡수한다. 그 사람이 단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것을 주체적으로 찾아 나서고, 자신이 잘 하는 분야를 파고든다. 무언가를 잘 하면서도 인성이 좋다는 것은 결핍을 인지하면서도 자기 자신의 통제력을 스스로가 쥐고있다는 점에 있어서 언제나 그런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나 사실 일등 좋아하나보다. 일등인 사람 곁에서 일을 하고 그런 사람들 곁에서 친하게 지낸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용기와 힘을 배운다는 건 정말 뜻깊은 일이다. 겸손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지만 지 잘난 척(?) 멈출 수 없는 나는 사실 대학교 시절 수석과 1등을 놓친 적이 많이 없다(있긴 함). 사실 지금은 그것이 물거품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미친 병자처럼 공부할 때 솔직히 그 배운다는 상황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 엄청난 광기이자 힐링이었다. 그 지식들이 나를 잡아먹을 때쯤 나는 그것들을 다 잊어버리려고 노력했고 현학적 사고를 내려놓고 멍청해지려 했고 그렇게 되었다. 본질보다 외향이 앞선 비참한 결과에 대한 해답이었지만,
동시에 나는 정말 단순해졌다.
배움에 대한 저런 아픔도 있었지만, 나 그래도 그 때 해냈다는 삶의 용기나 지혜는 죽어서도 가져갈 것 같다. 나는 여전히 배우는 게 좋다. 하지만 배우고 나서 다 까먹으려고 하는 것 같다. 그 위에 내 생각을 더 많이 얹는다. 현학적 지식으로 머리를 꽉 채우기 보다는 머리는 텅 비인 상태에서, 지식을 체험으로 바꾸고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에서부터 해답을 찾기 위해 마음을 들여다보려 한다. 그 공간은 언제나 비어있기에 나는 빈 마음이 좋다. 언제든 모르기에 언제든 더 많이 배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