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by hari

17


17이라는 숫자는 나에게 있어 행운의 숫자이다.

언제나 나에게 지표가 되어준다.

요즘에는 바빠서 일기를 못 쓰곤 했다. 요즘에는 바빠서 제대로 된 치유 명상을 못 했다. 어쩌면 핑계일 수도 있지만 마음의 여유 또한 없었던 것 같다. 한다면 바로 해치워 버릴 수 있는 것들을

너무나 바빠서 미루기도 했는데 그게 나에게 압박처럼 다가와서 오늘 많이 해치워 버렸다.

어떠한 한 가지 일에도 정성을 들이면 그게 나의 것이 된다. 어떠한 한 가지 사람에게도 그러고 어떠한 한 가지 상황에도 그렇다.

나는 더이상 의미를 부여해가며 많은 것들을 붙잡아두려고 하진 않지만, 오늘은 지나간 사람이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여전히 화가 나지만 결국 찬양오빠랑 결혼과 인연에 대해서

카페에서 이야기할 때 오빠는 나의 옛 인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참 감사한 사람이다.”


그렇다 나에게 너무 고마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밉다.

내가 어느 때이건 파리해져 있을 때마다 팔벌려 안아줬던 사람이고 우리 아빠같은 사람이고 항상 다정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줬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하고 떠나갔다.

그렇지만 다시 나에게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며칠 전까지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다 지우고 싶을 정도로 정말 미웠다가 오늘 그냥 다 용서해버리기로 했다. 그 사람도 그냥 사람이니까

어쩌면 어느 날에 나라는 사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순간이 올 수도 있고 나를 붙잡지 못한 것에 대해서 뼈저리가 아파하고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냉소적으로 생각하면 그건 그 사람 사정이기에 더이상 나에게 절대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들어 나는 더욱 냉소적으로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무언가에 핑계대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편인데,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하기 싫은 것들을 몇 개 미루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미루었던 것에 다시 애정을 담은 눈빛으로 바라보았을 때 결국 나는 그것들 또한 너무나 사랑하고 있기에,

다시 열심히 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난 결국 냉소적인 인간이지만 누구보다 사랑스러울 수 있고 누구에게든 나의 짙은 사랑을 줄 자신도 있다. 하지만 간보고 애매하게 하는 건 질색이기도 하다.


요즘엔 사람의 몸에 대한 것들과 내면에 대한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 일이 너무 바빠서 일분 일초가 아까워서 시간을 쪼개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여전히 이렇게 작업해야 한다는 게 어느순간 서럽고 슬프기도 하지만,

결국 너무나 많은 시간이 나에게 주어지면 나는 그걸 더 힘들어 할 인간이기에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나에게 주어진 일들에 감사해하며,

지금 당장 내 곁에 있는 것들이 제일 값지고 소중한 것들을 깨닫고 그것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결국에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다. 하루를 살더라도 알차게 살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랑하고 싶다.

물론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도 여전하지만, 결국에 수많은 예술적 대가들도 한 인간에 불구하고 그들 또한 가장 인간적인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로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편안하게 나의 것들을, 그냥 그대로 선택하면서 살 것이다.

나는 많은 것들을 끌어당기지 않아도 저절로 끌려오는 사람이고,

나는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고 여전히 박하리라는 사람 그 자체로 의미있는 인격체일 뿐이다.

나는 나의 엄마가 되어서 나 스스로를 아껴주고,

문득 회피하고 싶은 기억이나 사람이나 풍경들이 있어도 억지로 직면하게 시키지 않고 있는 힘껏 회피를 허용하게 할 것이다.

그게 어린 하리가 원하는 것이고 어린 하리가 원하는 것이면 나 스스로가 나의 엄마가 되어 다 해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너무나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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