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by hari

많은 것들이 묵묵히 지나갈 때 나는 그 속에서 고요를 발견한다.

아무것도 없는 게 좋다.

가득 차 있다가 발견한 한줄기의 햇살과도 같은 것이다.


결국에 존재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걸 다시 찾아내는 게 힘이 들긴 했지만, 균형을 맞추려면 고된 것도 마주해야 한다.


바람이 불고 머리가 흩날린다.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표본도 실은 인간일 뿐, 각자 그 속에 불완전성을 포괄하고 있어서 옳고 그른 건 없다. 다만 복잡한지 단순한지의 차이일 뿐.


나는 내 삶을 투과해가는 고요가 좋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설명도 없고 느낌도 없다. 그냥 고요하다. 그 고요함 속에서는 많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읽고 듣고 느끼고 볼 수 있다.


나는 지식이 좋다. 하지만 허영의 것이나 거짓의 것이 아니라 내가 오롯이 나 스스로 느끼고 황홀경에 빠져버린 그 정보와 지식이 좋다. 그것들을 익힐 때에 나는 나 자신이 되어버린다. 지식에 대하여 회의적인 자들은 다만 주입식 지식에 대하여 비판적인 뿐, 어떠한 정보는 있는 그대로 존재하고 그 사실성에 경의를 표할 때 내 존재 자체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 같다.


스스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은 다만 그 상황을 관조하는 것일 뿐 나약하지 않다. 어쩌면 수다쟁이보다 훨씬 더 커다란 힘을 지니지만 가만 겸손한 것일 뿐.


뇌 속에서 우스갯 소리로 떠들어대는 것 보다는 그걸 관찰하는 무언가의 시선이 되려고 노력한다. 거기에는 어떠한 분별 없이 다만 평화만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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