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버리기 그리고 갖기

by hari

요즘에는 반야심경을 밤마다 틀어놓곤 한다.

완벽주의 성향이 조금 있어서, 평소같았으면 용납하기 힘든 상대의 실수를 그냥 눈 감고 넘어가기도 한다.


많은 것들을 담고 싶었는데, 다 내려놓고 천천히 하고 있다.


바로 잡을 수 있는 것들을 오히려 버리고 있다.

그 공간을 아껴두었다가, 안정적이고 튼튼하고 건실한 무언갈 담기 위해서 비워두곤 한다.


내가 중심이 잡혀 있으면 누가 있든 상관 없는 일일 것이다.


집 앞에 신설 도서관이 있는데,

운동 끝나고 나서 그곳에서 책 읽고 공부를 한다.

나는 집중력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몰입해서 한시간 넘게 간단히 공부하고 나오면 그렇게 행복하다.


행복하다는 건 별 것도 아니지만 그 행복이 모이면 꿈이 된다.

결국 내가 공부하려고 하는 것도 스스로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데, 거기에서부터 나오는 인정이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좋고 순수하게 잘 해서 스스로 만족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큰 것이었다.


그래서 몰입해서 공부하고 나오면 그렇게 행복하다. 그 속에는 불행도 없고 행복도 없다.


작으면 작고 크다면 큰 기회들을 많이 겪어오곤 했다.

잡히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은, 항상 작은 것들을 소중히 대할 때 오곤 했다.


나는 잘난 사람이 되고싶었지만, 결국 심연을 들여다 보았을 때에는 그걸 원한 게 아니라, 그냥 나답고 싶었다.


누가 날 좋아하지 않는 단점이라도, 아무렇지 않게, 그게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자기사랑이다.


난 아무도 필수적으로 필요한 게 아니다.

동시에 누구든 사랑할 수 있다.


나를 떠나도 되고, 머물러도 된다.


많은 기회들에, 이번년도에는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된 것들 중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자연스럽고 감사한 기회들이 많았다. 그리고 극명하게 나의 길과 나의 길이 아닌 것들이 보였다.


내 길을 알고 싶었지만, 그걸 평생 모른다는

마음가짐으로 배우는 편이 삶을 더욱 가까이 볼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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