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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더무비 <Go with the flow>

by hari


F1 더 무비 - <Go with the flow>


글 - 박하리



*스포일러가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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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바다가 교차하는 장면과,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과거 30년 전에 차 사고가 나는 시점에서 시작한다.


칩 하트레이싱 1위로 들어오는 소니의 등장, 그 덕분에 팀이 우승을 하고, 우승컵을 주며 팀에 합류하자고 제안하는 대표자를 거절하고 떠나는 소니, 그는 항상 새출발을 하며 어디든 떠나는 자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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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밴에서 생활하는 그의 생활 자체는 규칙적이다. 매일 똑같이 운동하고 스스로를 돌보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다.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누군가의 말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서 떠난다. 유명세도, 돈도 그의 관심 밖이다. 그의 관심은 과연 무엇이기에 이토록 스스로에게만 집중하고 항상 어디든 떠나 다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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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자신의 경쟁자였던 ‘루벤 세르반테스(하비에르 바르뎀)’는 에이펙스 GP의 매각위기에 맞서 소니를 찾아온다. 새로운 드라이브를 찾아 다니고 있는 그는, 현재 자신의 팀에 있는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 리스)’의 실력은 훌륭하지만, 아직 너무 어리기에 성숙도가 부족하여, 능숙함이 있는 소니를 회상하며 그를 찾아왔다.


처음에는 소니는 루벤의 제안을 거절했다가, 이내 식당 종업원에게 자신이 큰 기회를 얻었는데 그것을 받는 게 좋을까 조언을 구한다. 이에 종업원은 무엇이 중요하냐고 묻는다.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 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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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 리스)는 팀 넘버원 드라이버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왜냐하면 회사가 매각되게 되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 그러한 이유와 동시에, 스스로의 스타성과 유명세, 돈 이라는 이유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활발하게 광고 촬영과 sns 등의 외부적인 것들에 시선을 돌리고, 자기 자신에게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아닌 외부적인 활동도 활발히 하는 드라이버다.


그는 주방에서 어머니와 함께 대화를 하는 동안, 어머니는 그에게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맥락을 말한다.


“너 자신에게 집중해. 너의 시간은 지금이야. 딴데보지 말고 달려.”


소니는 에이펙스 GP에 들어가기 위한 오디션을 보고, 아주 작은 차이로 통과하게 된다.


첫 경기 워밍업에서 소니는 일부러 늦게 달려서 포메이션 랩에서 타이어가 데워져서 본인에게 유리한 경기를 하게 하는 등의 꼼수를 부린다.

첫 경기에서 타이어를 바꿀 때 직원의 실수와 피트 스톱이 7초로, 일반 평균에서는 2배는 느리게 행해지고, 피트가 난장판이 되는 등, 아주 나쁜 팀워크로 경기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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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최초로 여성 총괄인 케이트(케리 콘돈)에게 소니는 전투용 차를 제안한다. 이에 케이트는 안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소니는 안전한 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꾸준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동하고 자신을 단련시키고, sns 등 트렌디함을 멀리하고 개인주의적인 소니와


이에 대조적으로 최신 기술과 타인의 시선, 최신 트렌드와 함께 하는 피어스. 이 둘은 자꾸 뭉치지 않고 서로 충돌하기에 좋은 팀 워크를 만들지 못하는 위기가 에이펙스 GP에 계속해서 찾아온다.


“Hope is not strategy.”

이에 무리하여 계속해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는 소니. 이는 ‘플랜 C’이다. 안정성이 없고 꼼수적인 전략을 짜는 소니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아슬아슬하게 전략을 짠다.

처음 소니의 전략이 먹히고, 그의 팀은 10위를 한다. 이에 첫 포인트를 얻는다.


팀 분위기에 자유분방함을 불어넣는 소니를 좋게 보는 이사회의 주요 인물의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하고 조용하게 스스로 연습하고 훈련하는 소니. 그에게 중요한 건 과연 무엇일까?


소니의 제안을 승낙하고 전투용 자동차를 만드는 케이트, 그리고 이탈리아 그랑프리 몬차 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에 소니는 자신의 아버지의 말을 회상하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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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면 부드럽고 부드러우면 빠르다.”

소니는 마음을 조금씩 열면서 조슈아 피어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어 그가 우승을 하도록 독려한다. 마치 기차놀이 하듯 뒷차들을 막아가며 조슈아에게 유리한 레이싱 환경을 만들어 주는 소니. 자신을 넘어 팀에게 더 이득을 주려고 하는 소니.


그리고 2위로 달리기 시작하는 조슈아, 소니는 적절한 타이밍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조슈아에게 말한다.


“To be patient.”


하지만 이를 참지 못하고 조슈아는 자신의 마음대로 달려버리고, 사고가 나는 조슈아.


이에 소니는 경주를 멈추고 조슈아가 사고가 난 현장에 달려가서 그를 구한다. 마치 30년 전의 무모하고 경솔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구해주듯 처절하게 조슈아를 구해주는 소니.


이 사고로 인하여 조슈아는 경기를 쉬게 되고, 소니는 계속해서 경기를 지속한다.


네덜란드 그랑프리에서 전투용 차량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플랜 c를 내걸며 소니는 말한다.



“Comb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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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팀 전체에 싸우는 전략을 세우고, 네덜란드 그랑프리 9위, 일본 그랑프리 7위, 멕시코 그랑프리 5위 등 계속해서 에이펙스 역대 성적을 이루어낸다. 피어스가 없으니 홀로 좋은 성적을 내지만, 둘이 마주하면 계속해서 둘이 싸우게 되어서 팀워크가 잘 나오지 않는 주인공들.


이에 케이트는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에서 둘을 타협하게 하려 회식을 한다.


자꾸만 외부로 시선을 돌리는 피어스에게 소니는 말한다.


“Just noise, drive car.”
“(sns가)다 소음일 뿐이니 차나 몰아(너 자신에게 집중해.).”


그리고 케이트에게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자신이 되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되었는지 소니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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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빨랐고 겁이 없었어요. 챔피언이 될 줄 알았지만 시트와 돈, 자신도 잃어버렸죠. 그러나 깨달은 건 레이싱에 대한 사랑을 잃은 것이었어요. 저는 차만 몰 수 있다면 좋았어요. ~ 가끔은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심장이 느리게 뛰어요. 평화롭고, 아무도 나를 못 건드려요. 왜냐하면 그 순간에 나는 날거든요.”

몰입. 그리고 순수한 사랑. 소니가 그토록 스스로에게만 집중하고, 명예나 돈, 이름표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건 바로 이 이유였다. 한 번 모든 걸 잃어버리고 나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은 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의미, 그리고 그 상실에서부터 깨달은 큰 사랑에 대하여, 다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하여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했던 소니였던 것이다.


이러한 몰입에 대하여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의 글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삶에 뛰어드는 사람의 성격을 자기목적성으로 충만해 있다고 말한다. 자기목석성을 뜻하는 영어 autotelic’은 그리스어 ‘auto(자기)’와 ‘telos(목적)’가 결합한 말이다. 그 일 자체가 좋아서 할 때 그 일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때를 우리는 자기목적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자기목적성을 가지고 많은 일들에 임할 때 우리는 몰입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몰입(flow)은 주위의 모든 잡념, 방해물들을 차단하고 원하는 어느 한 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일이다. (위키 백과)


즉, 몰입이란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자잘한 도파민적인 삶의 요소들에 인내심을 기르고, 멀리 나아가고, 조금 더 천천히 많은 것을 하기 위하여, 그리고 소니가 말했던 “느리면 부드럽고 부드러우면 빠르다.”의 의미를 실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요소이다. 몰입의 목표를 ‘선한 요소’로 두면 사람은 행복하게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며 살아갈 수 있고, 타인에게 의존함이 없기에 끊임없이 스스로를 훈련하며 중심을 잡도록 노력하고 인내하고, 더욱 건설적인 인생과 건강한 내면과 외면의 조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 경기에서 전투용 차의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 제보가 되고, 이에 화가 난 소니가 경주를 하다가 크게 충돌하여 사고가 난다.


이에 걱정이 된 루벤은 소니를 팀에서 퇴출시킨다.


피어스는 연습 때, 지난 몬차 경기때의 상황을 똑같이 재현하여, 소니의 지시대로 참았더라면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 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다시 돌려보고, 소니의 말대로 인내심을 가지고 달렸더라면 자신이 1위를 했을 결과가 나왔을 것을 깨닫고, 소니를 깊게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언론 인터뷰와 sns에 자신을 홍보하는 행위를 뒤로하고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함을 크게 이해하는 피어스.


이는 계속 충돌만 했던 대립되었던 소니와 피어스의 첫 이해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사회 사람 중 좋은 제안을 하며 소니를 영입하려 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다시 경주에 등장하는 소니.


“죽기 전에 저 차를 몰 수만 있다면, 난 얼마든지 죽겠어. 몇번이라도.”- 소니


소니는 플랜 c 카오스 전략을 짜고, 피어스와 함께 이 전략으로 이 둘은 3,4위까지 레이스를 달리기 시작한다.


이에 피어스가 1위로 54랩을 달리기 시작하고, 타이어 문제로 순위 올릴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 속에서 차가 충돌하는 소니. 레트 플래그라는 기적으로 인하여 다른 기회를 얻는 에이펙스 GP.


이에 소니와 피어스는 남은 3랩을 질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이 전에 경기에 졌기 때문에 플랜c 전략에 매번 사용되었던 소프트 타이어가 새것이 남았기 때문에 상황 자체도 이 둘에 무척 유리하게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내가 한 거 아니에요.” - 소니

매 경기마다 머리를 써가며 꼼수 전략을 쓰며 충돌을 이루었던 소니가, 이번 레드 플래그는 그가 쓴 전략이 아니라 하늘이 선물로 준 기회였다.

이에 피어스에게 소니는 말한다.

“JP, 3랩은 아주 길어. 우승해버려.”


자신의 성공이나 1위가 아니라, 자신을 희생하여 JP, 즉 피어스의 우승을 바라고 팀의 우승을 바라는 소니.


경기 중에 피어스를 끌어주는 소니, 완벽한 팀워크로 마치 레이싱 발레를 보는 듯 하는 완벽한 자태의 경기를 뽐낸다.


하지만 1위를 하기 위해서는 한 명이 희생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소니는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지만 이에 피어스는 일부러 자신을 희생하여 소니를 1위로 올려준다.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을 통하여 이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홀로 레이싱을 하며 카메라 앵글 또한 소니가 낮은 차에서 경주를 하는 듯한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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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사고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위태로워 보이는 소니의 상태와 함께 박진감이 치닫는 장면 속에서, 눈동자가 흔들리며 웃고 있지 않지만 몰입상태에 빠져 스스로 행복감과 함께하는 소니. 이에 여러가지 대립적인 감정들이 영화의 시퀀스 속에서 존재하듯 관객을 압도하는 장면이 지속된다.


날고 있는 소니.


그리고 1위로 들어오는 소니.


30년이 걸린 우승이다.

“우리가 해냈어요.”

이에 트로피를 받지 않고 루벤에게 건네는 소니. 마지막의 순간까지도 자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명예와 이름표에 갇히지 않겠다는 지조를 가지고 영화는 막에 이른다.


우승의 축하를 짧게나마 한 뒤, 바로 자리를 뜨는 소니는 팀에게 인정과 우승, 그리고 안정을 가져다주고, 본인의 길고도 짧았던 자리를 또 떠난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여기보다 더 나은 레이스가 있다는 소니는 다시 모험을 떠난다.


이와 대조적으로, 소니가 피어스에게 팀의 자리를 지키라는 말에 피어스는 말한다.


“It was always my team.”


소니와 다르게 언제나 자기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안정감 있게 그곳에 있는 피어스의 대목이다.


소니는 다시 길을 떠나고, 사막의 허름한 드라이버를 구하는 장소로 향한다.

“드라이버 구하시죠?”


이에 아부다비 그랑프리 1위인 소니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놀라며 소니에게 말한다.


“많이 못 줘요.”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뭐가 중요한데요?”

그리고 소니는 말없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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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막이 내리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엄청나게 행복해하며 레이싱을 즐기는 소니. 그는 진심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레이싱을 사랑하는 몰입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얻으며 산다. 동시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으며 산다. 그 잃는다는 건 무엇일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자신? 인간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갈망이지만 동시에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버려야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시선이 사라질 때야만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다. 그것은 무목적적이며 무모하기도 하고 맹목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아무런 목적이 없을 때야 비로소 스스로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이 살아야 하는 진정한 목적과 인생을 살 수 있다. 목적성이 없어질 때, 비로소 목적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은 의도하여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 않는 순수함이지만, 내부, 외부적으로 모든 걸 얻는다.


그것이 바로 몰입(flow)이다.


“Go with the flow”
“순리에 따르다.”

이 말은 ‘명상록(meditations)’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학파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 문장을 멈출 수 없이 흘러가는 강에 시간을 비유하였다. 즉, 세차가 흐르는 강에 맞서서 억지로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흐름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권한 말에 기원을 둔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소니는 자신의 순리에 충실히 따르는 인물로, 추후에는 독단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해 행동하지도 않고 팀과의 조화와 사랑을 이룸으로 세상과 순응하는 인물로 비추어진다.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게 자기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


이렇게 히피스럽고 자유롭게 떠나라는 의미이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에 있어야 갈 곳을 정확하게 아는 인물, 즉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인간으로 살라는 의미를 이 영화를 통하여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지만 동시에 성숙하게 스스로의 인생을 책임지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몰입이다. 그것의 주의 집중은 타인이나 외부에 있지 않고 자기 자신의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몰입을 경험하면 지금 이 순간, 현재성에 집중할 수 있다.


“현존은 참으로 유연하고 부드럽고 자비롭고 온화하며, 역설적이게도 그와 동시에 바위처럼 견실하고 변함없고 더없이 강력하다.” - 데이비드 호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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