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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리 : 그렇다면 터무니없는 상상은 잘 안 하는 편인가? 공상 같은 것.
김문근 : 가끔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안 된다는 것 도전 같은 것은 한다. 날고 싶다 이런 상상은 잘 안 하지만.
박하리 : 그래서 내가 당신을 현실주의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김문근 :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공간 자체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첫 개인전을 이곳에서 할 수 있게 된 것도 예전에 꿈꿨던 것인데 현실이 되었다. 큰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해 보았을 때 저 큰 벽을 그림으로 채우면 적절할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막상 캔버스를 붙여놓고 나니까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해서 한 달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충동적으로 무의미한 흔적들을 남기기 시작했다. 계속하여 무의미한 흔적들이 쌓이다 보니까 점점 형상들이 드러났고 실제 사진 이미지를 참고했지만 점점 캔버스 화면의 흔적들을 따라가게 되었다.
그렇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니까 서너 달이 지났고 그 지나는 과정에서 바닥과 벽이 더러워지기도 하였고 사람들이 드나들기도 하면서 나름의 역사가 생긴 것 같다.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자신의 전시를 하는 것이니 고무적이고 감격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