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맥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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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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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리 : <Nager sous l’eau> 라는 프랑스어는 ‘무자맥질’이라는 뜻이다. 어떠한 의미라고 생각하는가?


김문근 : 자기 위로.


박하리 : 하지만 무자맥질은 자기 위로와 그다지 가까워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더 공허하다는 느낌이 크다.


김문근 : 그래서 결과보다는 ‘무자맥질’이라는 행위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안 보이는 것들을 더듬어가는 행위로 연상이 된다. 허공을 더듬다보면 무엇인가가 걸리진 않지만, 목적 없는 행위의 반복 끝에 남는 의미가 있다.


박하리 : 마치 시지프스의 바위와도 비슷한 것 같다. 바위를 올리는 과정이 똑같이 반복되지만 그 중간에는 다른 의미들이 있다는 게 말이다.

작업하는 태도로는 무엇이 있나?


김문근 : 내 작업은 끝말잇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과정 – 즉흥 – 과정 – 즉흥. 이런 식 말이다. 화면상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나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 계속 이르는 게 내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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