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맥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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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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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리 : 유화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김문근 : 다른 재료들과 달리, 유화라는 물성이 주는 상상이 촉매가 되기도 한다. 물감 덩어리나 찌꺼기 같은 것이 그렇다. 유화라는 것은 덩어리들이 많이 생긴다.


박하리 : 마티에르는 이전의 시대부터 많이 사용된 기법이다. 이전의 시대와 차별성을 준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나?


김문근 : 그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지 이전 세계와 결부시키는 것 보다는 나 스스로에게 전환점을 맞추는 게 나을 것 같다. 즉 나 스스로의 한계를 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박하리 : 그렇다면 회화의 장르 중에서 다른 물성에 관하여 사용할 생각이 없나? 예를 들어 에폭시 같은 것 말이다.


김문근 : 그것은 인위적으로 보인다. 옛날에는, 사실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리얼리즘적으로 습작을 했었는데 그린다는 것이 주는 인위성이 남더라. 우연찮게 어느 순간 남겨진 물감 덩어리에서 그려서 나타낼 수 없는, 혹은 나타내기 어려운 사실적인 이미지를 발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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