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야 사랑해

by hari

정희를 보면 어린아이들의 상상력과 가능성은 한계가 없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유지시키면 성인 또한 그러리라고 나는 믿는다.

처음 정희를 만났을 때에는 대부분의 것들을 내가 정희 대신에 다 해주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정희야 혼자서도 잘하네?" 라든지, "정희야 언니는 네가 이걸 해줬으면 좋겠어."라는 부탁을 하면 스스로 해내는 모습에 나까지 참 뿌듯하고 따뜻하다.

가끔 길 가다가 정희와 있었던 시간들이 기억이 나는데, 아파트 풀밭을 걸어가다가 햇빛이 차르르 떨리던 그 날 정희와 나는 우리에게 휘몰아치는 바람에 대항하며(ㅋㅋ) 걷고 있었다. 그 때 정희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웃긴 표정을 하고 걸어갔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어린아이처럼 깔깔거리며 걸어갔는데 실은 우리에게 나이라는 것 또한 편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개개인마다 느끼는 건 다 다르니까 말이다.

저번에 수영을 했을 때, 정희를 씻겨주려고 목욕탕에서 정희를 기다리고 있는데 하도 안 나오기에 이리저리 찾아다녔었는데 정희는 혼자 씻은 뒤 나에게 방긋 웃으며 다가왔었다. 그 때 머리 뒤에 살짝 남은 샴푸 자국이 참 사랑스러웠다. 정희에게 "우와 너 혼자서도 잘 하네!" 라고 하자 그 뿌듯한 표정이 참 귀여웠었다. 샴푸자국이 남은 거에 실망할까봐 그저 언니가 조금만 더 씻겨준다는 말을 하고 정희를 씻겨줬었다.

내가 예쁜 말을 하면 예쁜말로 답하고 그것이 자신의 본성이 되는 정희를 보면 참 좋다. 어쩌면 내가 정희를 맡은 것 이지만 정희에게 배우는 게 너무 많다. 내가 세상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다는 걸 많이 깨닫는다. 어차피 살아있는 건 지금 이 순간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