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낯설었다. 그리고 이제는 낯익어진 어느 한 공간의 계단을 타고 한 개, 두 개, 세 개 올라갈 때 나는 찬바람의 냄새들을 타고타고 끌고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진동하는 연기냄새.
잊지 못하는 응어리진 기억들 다 담고 담아 가끔은 쓸쓸하다가도 행복하다가도 적적해지는 그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고 나는 여럿이 함께 있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혼자 서 있고 쿨톤인지 웜톤인지 애매한 하지만 차가운 듯 따뜻한 그 작품을 쳐다보았고 검정과 회색과 파랑섞인 그 작품을 맡았지. 옆에는 누군가가 보고 있는 듯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았고 낯익은 노래는 블루투스 사이로 오래오래오래 흘러나왔고 나는 그 그림 속 차창을 다시 쳐다보았고 흩날리는 눈 사이로 그녀의 얼굴 실루엣 똥강아지.. 통과했으며 나는 그저 그렇게 그 작품 앞에서 뒤 돌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말은 없었으므로.
나는 누군가들을 사랑했고 그들은 서로 다른 장르를 지니며 얼어붙었고 그렇게 푸르게 푸르게 얼어붙다 감정마저 억제하고 또 억제하고 억누르고 주워담지도 못하며 나는 나는 그렇게 군중 속 제 스스로 혼자가
되었고 푸른 빛 휘감다가 갈색 빛 파고들려 하는 사이에 완연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고 나는 그저 그를 갈색 빛으로
그런 이름으로 부르고
나의 푸름은 살지 못하고 터지지 못한 채 응어리 되어 버린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내가 죽거든 푸른빛으로 푸른 꽃으로 나의 푸른 그림으로 나를 치장시켜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