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시인

by hari

책에 서명을 해 줄 때 '좋은 한 문장'을 적어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이 세 단어를 적어 주곤 한다.
'Live, Love, Laugh.'

어쩌면 우리의 탄생을 주관하는 천사가 우리를 세상에 내려보내며 한 말도 이것일지 모른다.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수피(이슬람 신비주의)의 신비가가 있었다. 그는 늘 웃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불행해하는 것을 아무도 본 적이 없었다. 그의 온 존재가 웃음으로 채워져 있었다. 임종의 자리에 누워서도 그는 웃고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물었다.
"이해할 수 없군요. 모두가 당신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데, 웃다니요. 지금까진 웃을 수 있었다 해도 죽음 앞에선 슬프지 않은가요? 여전히 웃는 이유가 뭐죠?"

신비가가 말했다.
"젊었을 때 나도 스승에게 같은 질문을 했었다.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삶이 불행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스승을 찾아갔다. 스승은 일흔 살인데도 나무 아래 앉아 웃고 있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아무도 농담을 던지지 않는데 혼자서 웃고 있었다.
'무슨 일이죠? 혹시 정신이 이상해지셨나요?'
내가 묻자 그는 말했다.
'나도 한때는 그대처럼 우울하고 슬픈 얼굴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 얼굴이 어디까지나 내 선택이었으며, 내 삶이 그 선택에 달려 있음을 깨달았다. 그날 이후 아침에 잠에서 깨면, 눈을 뜨기 전에 자신에게 말했다. 압둘라, 넌 무엇을 원하는가? 찌푸린 얼굴인가, 웃음인가? 오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나는 언제나 웃음을 선택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스승에게서 배운 것이다."

영적 교사 바이런 케이티는 세상에는 세 가지 일이 있다고 말한다. 나의 일, 남의 일, 신의 일. 우리가 기쁨을 잃는 까닭은 대부분 자기 일에서 벗어나 남의 일, 신의 일에 불만을 갖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에 간섭할 때 내 삶을 살고 있지 않는 것이며, 무엇이 다른 사람에게 최선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한 오만이다. 또한 나와 너, 모든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는 일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면, 나는 신의 일에 간섭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내게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는가?' 먼저 내가 풀어야 할 문제는 그것이다. 남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기 전에. 그런 다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돕는다. 그리고 신의 일에 대해선 그저 웃으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나에게 진리를 설하는 사람보다 웃음을 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미소 지을 기운조차 없을 때 나를 웃게 만드는 사람을. 웃음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그리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표시다. 티베트 속담이 말하는 행복의 비결은 이것이다.
'절반만 먹고, 두 배로 걷고, 세 배로 웃으라.'

웃음은 이유가 있어서 웃는 것만이 아니다. 그리고 웃는다고 진지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진정으로 웃을 때, 삶의 영적인 차원이 열리게 된다. 루미는 시에 썼다.
'꽃들이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면 겨울이 끝난 것이다.'

여기 나를 꼭 닮은 구두 수선공의 일화가 있다. 그는 늙은 의사와 한 건물에서 일하며 종종 의사가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을 관찰했다. 다른 부분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의사가 피마자기름을 처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사가 죽자 구두 수선공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모든 환자에게 피마자기름을 처방했다. 때마침 나라의 공주가 목에 수포가 생겨 고생하는데 아무도 치료하지 못했다. 소문을 듣고 구두 수선공은 피마자기름이 든 병을 들고 왕궁으로 찾아갔다.

왕과 공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병 마개를 뽑다가 긴장한 나머지 기름을 바닥에 쏟고 말았다. 그 기름에 미끄러져 구두 수선공이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나뒹굴자 공주는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그 바람에 목 안의 수포가 터져 병이 나았다.

인간이기 때문에 나는 때때로 두려움을 느끼고 후회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감정들이 나를 가두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많이 웃을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해 웃는 것까지 포함해. 웃기 힘들 때는 볼펜을 입에 물어서라도 웃을 것이다. 마음의 수포가 터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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