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훅

by hari

무채색의 나날들이 너무 많았다

아무런 생각 할 수 없이

생각만 하였고

빈 시간 속에서

시간이 지나가길 소망하면 시간은 쓸모없이 나아갔다

거창한 것 같은 단락들이 쏟아졌고

아무도 다 알게 연애를 하지 않았다

아무도 다 알지만 다들 관심이 없었고

나는 뭉뚝한 검정 연필을 잡았다

매끄럽지만 답답한 선들이 그려졌다

나는 날카로운 것이 좋다

내 살들에 날카로운 것이 지나가면

매서운 상처들이 날 짓밟더라도

기록다운 기록을 쓸 수 있었다

너무 무거워져 버린 기억이기에

예민한 감촉이 느껴졌다

허나 실상 뭉뚝해져 버린 무채색을 쥐어 잡고

벅벅 긁히지 않기를

아주 쉽게 지나쳐 버리기를

일절 희망이라는 것에 사로잡히지 않고

상상조차 불가한 그런 것들을 토해냈다

오른손의 강물을 희망하다가

왼 손의 안정을 각인시키곤 하였다

곧지만 자세히 보아야 하는 삼지창

내 속에 박혀있고

나는 그냥 그것만을 보고 있다

꽉 둘러버린 허리끈을 더욱 단단히 묶으며

오늘은 강에 빠져야 하나, 그럼 나는 지금 무얼 해야 하지?

다음 날의 영화표를 예매하곤 했다 미래를 기억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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