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돌봄 선정 후 포기한 이유

어느 초등 학부모의 이야기

by 마더꽉
"돌봄 포기할 수 있을까요? "






개학 직전, 선정됐던 초등학교 돌봄(늘봄교실)을 포기했다. 학교 자체 돌봄 제도는 3학년부터 없다. 때문에 2학년이 조금 더 쉽게 학교 정규 수업을 마친 뒤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취소는 가능했지만, 다시 또 기다리면 대기 번호가 새로 부여된다고 했다.



미련은 없었다. 초등학교 입학 후 1년 동안 잘 이용했지만 2학년 때는 늘봄 교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유가 넘쳤다. 하지 않아야 될 이유도 있었다.



장점은 명확하다. 양육자의 시간 확보, 혹은 아이의 비어있는 시간이 어른의 손길과 시선으로 채워지는 것. 하교 시간은 빠르면 13시, 늦으면 13시부터 14시 사이다. 첫째가 다니는 곳은 급식 먹는 시간을 포함해서 빠르면 4교시를 마치면 12시 50분, 5교시를 하는 날은 13시 50분이다. 직전에 다니던 유치원을 생각한다면 2~3시간이 갑자기 줄어든다.


아이가 학교를 다닐 때 함께하는 (대부분은 엄마) 부모도 함께 입학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에 한 두 시간이라도 늦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지. 방과 후(선택형 늘봄) 프로그램을 이용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돌봄 원칙상, 별도 방과 후를 이용하지 않도록 하는 곳도 있지만 학원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중간에 붕 떠 있는 시간이 생긴다.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든 없든 어른의 시선이 필요한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초등학교 돌봄 교실은 꽤 유용하다.


지역마다 부르는 내용이 조금씩 다른 것 같지만, 늘봄 중 돌봄 교실, 늘봄 선택형 프로그램(방과 후) 2가지로 나뉜다. 보통의 돌봄 교실은 별도 프로그램 없이 '돌봄만' 한다고 하는데, 늘봄 중 돌봄 교실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함께 제공된다.


학교의 방학은 유치원과 많이 다르다. 길어야 일주일 정도로 끝나거나 빈틈없이 채우는 기관과 다르게, 짧게는 한 달부터 두 달까지 이어진다. 초등학생 저학년의 일과도 짧은데, 삼시 세끼 간식까지 갑자기 챙긴다면 맞벌이 부모들은 막막하다. 방학 특강을 돌린다고 해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뺑뺑이를 하기에는 녹록지 않다. 이럴 때 초등 방학 돌봄을 이용하고 있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 이용 시간에 따라서 점심과 간식 제공이 있는 초등 방학 돌봄은 꼭 필요한 가정이 있다.



첫째는 지역 내에서는 나름 과밀이라고 표현하는 학교를 다니는 중이다. 1학년 초등학교 늘봄 돌봄 신청, 의외로 미달이었다고 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남는 자리는 2학년 등 윗 학년으로 올라간다. 아이들 정원은 찼지만 인원이 간당간당한지 올해는 대기 학생을 추가로 받는다. 자리가 비워지면 순차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작년에 잘 이용했지만, 예상 밖의 상황은 있었고 결국 올해는 선정됐다가 포기를 했던 이유가 몇 가지 있었다.


아이들 간의 트러블 관리: 돌봄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와 트러블은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교실 내였다면 담임 선생님과 연락을 어느 정도 주고받으면서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본격적인 관리는 어렵다.


부실하고 건강하지 못한 간식: 돌봄 교실을 이용했던 강력한 이유는 먹을 것이었다. 학원을 가기 전, 비어있는 시간 배고파하는 아이에게 주기적으로 제공되는 간식. 영양사 선생님이 별도로 계시는 급식이나 식단처럼 바라진 않았지만, 학기 중 제공되는 간식은 엄마의 생각보다 더 아쉬움이 컸다. 편리한 관리 차원에서 빵이나 과자류로 주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단 음식으로 음료도 주로 달콤한 과당 가득한 음료가 대부분, 때로는 탄산음료까지 나왔다.


봄철부터 아이스크림을 주 3회 이상 주는 경우도 있어서 어떤 학부모님이 이야기를 했더니 업체가 바뀌어서 줄였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메뉴에 대한 것도 학기 초반에는 공지가 전혀 되지 않아서 우연히 교실에 들렀다가 발견해서 알게 됐었다. 직접적인 돌봄 관리처와 관련된 연락 수단은 없었기에, 이후 학교를 통해 메뉴를 공지해달라고 건의했고 이후에는 학부모들에게도 별도 공지 없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메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메뉴만 미리 알았다면 조금 더 아이에게 직접 주의를 시켰을 텐데. 그 이전까지는 아이들이 돌봄 교실에서 어떤 음식이 제공되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에는 관리다. 학교마다 정책이 다른 건지 모르겠지만, 늘봄 돌봄 교실은 학교 외 관리자가 있다고 한다. 유치원과 다르게 학교를 가면 스스로 해야 될 것들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학교를 벗어나는 곳은 더 오죽할까. 아무래도 보통의 교사분들보다는 사명감이라는 것으로 계시는 것은 아닐 테다. 오죽하면 돌봄에 계시는 분들은 내 자식이라면 보내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온다랄까.


공포 조성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필요에 의해서 보낸다면 그에 따른 내려놓기가 상당히 필요한 부분이다. 아이를 대하기에 좋은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어있는 시간이 있다면 나와 다르게 꼭 이용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싶다.


다행히 올해는 학교의 시간 조정으로 빈틈없이 일과를 짤 수 있었다. 덕분에 마음 편하게 포기했다! 간식은 이제 직접 챙길 수 있어서 안심이다. 과당 음료, 빵보다는 엄마와 함께 먹는 보통의 간식이 더 낫겠지 안심하면서. 빈틈없는 어른의 시선을 위해서 작년에는 잘 이용했지만, 올해는 걱정이 없다.


내 자녀를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 내려놓을 수 있는지, 감당해야 되는 부분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초등 엄마는 아이를 위해 또 새로운 기준을 가지고 함께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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