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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야의 봄

Sunja's Spring

by 김동관

썬야의 봄 / by 호선자

십 대에는
친구와 떡볶이 먹으며
마냥 즐거웠지

이십 대엔
너무 일찍 인생의 쓴맛을
맛보아 버렸어

삼십 대에는
낯선 세상에서 어리둥절
허우적거렸고

사십 대엔
끝도 없는 넓은 세상을
원 없이 보았어

어느덧 오십 대
썬야의 늦은 봄이
이제야 오려나 봐

비바람을 이겨낸 후
꽃과 열매로 마주하길 바라며
예쁜 씨앗을 심기로 했어

서호주 들판에 휘날리던
이슬 맺힌 들꽃들이
정말 보기 좋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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