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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관 Feb 17. 2023

내 사랑 네 여자

내 인생의 4명의 여자

사랑 네 여자

                                 /  김동관


오늘도 내 전화 기다리는 그녀는

내 마음의 오랜 슬픔

열일곱에 옆 동네 중매쟁이 통해

세상 물정 모르는 외동아들 만나

시부모 모시고 자식 여덟 낳아 기르느라

밤낮으로  뛰며 뒤 볼새 없이 사시다가

야속도 하지, 병이 들어 고통에 지치셨네

농사일로 막일로 생선장사로

한평생 고생한 게 풀 수 없는 한이 되어

반복 또 반복 나에게 말하시네

행복해 보이시던 모습 떠 올려 보고자 하나

두 번 밖에 생각나지 않아 안타깝고 서글프다

짧은 인생 웃고만 살아도 허망한데

좋았던 일들 기억 속에 사라져 없고

원망스런 일들만 가슴에 생생해

쏟아내고 풀어내도 끝날 줄 모르니

한 여자의 일생이 슬프고 또 슬프다 


오늘도 버거운 삶에 허둥대는 그녀는

내 인생의 풀기 힘든 화두

어릴 적 아픈 엄마 잃을까 불안 속에 살다

열 살 때 엄마 잃고 우울증으로 고통받은 너

스무 살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나에게 보물을 셋이나 선물했지만

자신도 감당 못하는 상처받은 철부지

홀로 아이 셋 키워야 하는 하루하루

전쟁처럼 살아가는 생기 없는 모습에

내 마음은 무겁고 안쓰럽고 안타깝다


날 보면 뛰어 와 내 품에 안기는 그녀는

근심에 일그러진 내 얼굴의 환한 미소

할아버지 알러뷰 사랑해요 들을 때

세상 시름 모두 잊고 모든 것이 아름답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 다섯 살 예쁜 그녀

코맹맹이 사랑고백 듣고 또 들으며

내 마음의 어두움 다 날려버린다


내가 지쳐 외로울 때 고향 같은 그녀는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나의 동반자

낙타처럼 묵묵히 무거운 짐 지고

볼새 없이 앞만 보고 50년을 걸어온 그녀

이제는 짐을 벗고 자아 찾아보겠노라

오늘도 이곳저곳 뒤져보고 찾고 있네

갱년기 우울증에 문득문득 눈물 쏟지만

아침이면 꿋꿋이 일어나는 해 같은 여인

함께 꿈을 꾸며 미래를 희망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내 사랑 나의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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