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을 보낸 후 한 주가 시작되는 애매한 화요일입니다.
푸른 초지를 찾아 새로운 땅으로 건너왔는데 왠지 황량한 사막 같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막에도 오아시스가 있고, 숨어있는 샘이 있어 아름다운 것이니 절망하지는 않지요.
삶은 매일 새롭게 시작되고 각자가 짊어진 운명 같은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것 같습니다. 하루의 해가 지평선을 넘어갈 때 힘겹게 등에 지고 온 짐을 산 정상에 내려놓고 쉬려 하지만 그 짐은 다시 굴러 떨어져 내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 인생의 운명이라면 어찌하겠습니까. 까짓 거 기꺼이 굴러 떨어진 짐을 다시 지고 함께 운명의 산을 다시 오르십시다.
한가하게 책상에 앉아있는데 트롤리 맨이 힘차게 트롤리를 밀면서 내 앞을 지나갑니다.
트롤리 맨/ 김동관
주차장 곳곳에 흩어진 트롤리 모아
비탈 위 마트로 옮기는 그대는
저 그리스의 영웅 시지프스
기다란 트롤리 기차 힘껏 밀어붙일 때
그대 두 다리 근육은 불끈 솟구치고
그대 이마엔 굵은 땀방울 알알이 맺혔네
트롤리 베이에 힘겹게 옮겨놓은 트롤리
신들의 장난처럼 인간들이 몰려들어
주차장에 흩어 버리고 홀연히 떠날 때
담배 연기 한 모금 하늘로 하얗게 뿌리고
또다시 주차장 트롤리 모아 힘껏 밀어붙이네
다시 또다시 트롤리 기차 밀어붙이는 그대
어느덧 담담한 성자의 얼굴
오늘도 어김없이 흩터버리는 인간들을 비웃듯
트롤리를 힘껏 위로 위로 밀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