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은 뭔가 애매한 날입니다.
한주의 시작도 끝도 아니고 중간도 아니니까요. 그래선지 주 중에 제일 한가한 날이지요.
호주에선 보통 수요일에 주급을 받던지 정부 수당을 받기 때문에 화요일쯤이면 보통 사람들의 호주머니는 텅 비어있지요. 그래선지 쇼핑하러 나온 사람들도 적고 또 쇼핑할 돈도 가장 부족한 보릿고개 같은 날이 화요일입니다.
이런 화요일이라 나는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아예 접고 그저 시간 때우다가 일찍 셔터 닫고 집에 갈 생각만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항상 그렇듯 예상치 못한 행운은 또 오고 말지요.
혼자서 핸드폰만 보고 있는데 가무잡잡한 앞니 네 개가 빠진 60대 아저씨가 제 주위를 천천히 훑어보더니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저만치 가다가 다시 와서 한 그림에 꽂혀 한참을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처음엔 모른 체하다가 슬쩍 걸프랜드 선물 생각하냐고 말을 걸었더니 그냥 친구랍니다. 자기는 아보리진 예술품 만드는 사람이고 여러 여자를 만나봤는데 이 여자는 좀 디퍼런트 하다고 묻지도 않은 말을 해주더군요 ㅎㅎ.
그런데 이 그림이 무엇이냐면 내가 그림 글씨 몇 자 그려 넣고 이런 문장을 적어놓은 거랍니다.
FAITH makes all things POSSIBLE.
HOPE makes all things JOYFUL.
LOVE makes all things BEAUTIFUL.
The best of all is LOVE.
어떤가요, 좋은 문구 같은가요? 믿음 소망 사랑을 제 식으로 해석해 놓은 거거든요. 마음을 확정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던 이 원주민 60대 아저씨에게 친구도 사랑으로 변할 수 있다고 쐐기를 박았더니 이 앞니 빠진 아저씨 얼굴이 환해지며 현금을 투척하고 그림을 사서 갔답니다 ㅎㅎ
역시 사랑이 정답입니다.
이래서 또 나는 밥을 사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빨리 퇴근하여 슈퍼에 들려 소고기 한 근 사서 아내랑 구워 먹어야겠습니다.
맛있는 저녁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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