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치기 밀도 있는 해외여행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편

by 워케이셔너

나는 운이 좋게도 해외출장이 잦은 편이다.

그렇지만 뭐랄까, 출장은 출장이다. 일이 대부분이고 그 안에서 아주 짬짬이, 독하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사람,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를 접하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잘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전반적인 이해가 해외 업무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서울에서 외근 가는 것과 다를 게 없는 출장은 크게 나에게 기쁨을 주지 않을 것 같다.

이번 8월 말 갔던 콸라룸푸르 출장은 나 혼자서 모든 것을 어레인지하고 해야 하는 출장이었다. 약 3일 정도의 짧고 굵은 출장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워 온 미팅이었고 협업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콸라룸푸르 (KL)는 대체로 한국행 출발 비행기가 밤에 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 지어 놓고 체크아웃을 서둘러했다. 나에겐 반나절 정도의 자유시간이 남았기에.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제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네이버에서 추천하는 KL 3위 여행지인 이슬람 아트 뮤지엄으로 향했다.

(사실, 쌍둥이 타워가 랜드마크이고 제일 유명한 곳이지만 KLCC 가 학회장이어서 계속 오며 가며 외관을 보기도 했고, 전망대를 가려고 해 보았으나 이미 2-3일 전에 티켓 예약 마감이 되어 티켓을 예약할 수가 없었다. 반드시 쌍둥이 타워에 오르고 싶은 분들은 예약이 필수다! 그리고 KLCC 바로 앞 공원이 있는데 산책하기도 너무 좋고 예쁘다. 여기도 추천!)

[이슬람 아트 뮤지엄]

이슬람 아트 뮤지엄은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이 오지 않고, 금요일이어서 그런지 한산했다. 다만 외관에 적혀있는 아라베스크 문양과 아랍어는 정말이지 이국적이고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 같다는 느낌을 적잖이 주었다. 말레이시아 역시 인종의 비빔밥이 있는 아시아 지역의 허브와 같은 나라여서, 이슬람 문화가 어느 정도 잘 자리 잡은 도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니 천장은 돔형태로 되어 있었고, 아름다운 무늬로 수놓아져 있었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실내도 마음에 들었다.

너무나도 조용하고 아름다웠던 실내와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공예품들. 찬란했던 이슬람 문화를 간접경험하기 정말 좋았고, 생각했던 수준 대비 기대 이상이었다.

기념품샵에 들러 멋진 아랍 문화를 그린 그림이 그려진 노트를 두권 사 왔다.

시간관계상 들린 박물관 내 레스토랑 MOZA. 샥슈카(에그인 헬) 과 렌틸콩 수프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박물관 내 레스토랑도 정말 사람이 없는데, 고급지고 조용한 분위기에 잠시 아무 생각 없이 식사를 즐겼다. 사실 한국에서 저거 두 개만 시켜도 거뜬히 3만 원 돈은 되었을 것 같은데, 말레이시아 물가에 감사했다. 저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는데 총금액이 만 천 원 정도.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나서 새 공원까지 걸어갈만한 거리라고 생각이 되어 더위를 무릅쓰고 향했다. 새 공원으로 가는 길에 아랍음악이 계속 흘러나왔다. 아마도 메카를 향해 절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10-15분 정도 걸어가니 새 공원 입구와 더불어 Hornbill (혼빌) 레스토랑 겸 카페가 나왔다. 어차피 난 시간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적어도 2-3시간이 걸리는 새 공원 일정은 스킵하고 바로 레스토랑에서 새 공원 간접 체험을 하기로 한다.

콸라룸푸르 새 공원 내 자리 잡은 Hornbill (혼빌) - 당일치기 여행객에겐 여기만 가도 충분하다.

무더위에 지친 나는 코코넛셰이크를 시켰는데 정말 꿀맛이었다. 리뷰엔 코코넛이랑 얼음을 더 갈아야 한다는 코멘트가 있었는데 나는 오히려 씹히는 코코넛이 있어서 더 좋았다. 셰이크를 마시는 동안 본 건 저 이름 모를 새 (혼빌이려나) 한 마리가 다였는데, 사실 30분 넘게 한참을 앉아 있다가 가 주어서 나에겐 새 공원 이상의 가치를 주었다.

묵었던 호텔은 풀만 호텔 KLCC였는데, 시간이 가능하다면 수영장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이다. 수영장만 봐도 힐링이 되고, 사람이 많이 없어 정말 물멍 때리기도 좋다. 날도 한국보다 오히려 선선해서 가만히 앉아서 나는 명상을 하다 갔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순간이었다. 바깥 풍경도 정말 멋있었다. 위 사진은 아침 7시 반정도의 모습.

좋았던 KL의 기억을 뒤로하고, 공항 가는 길에 올랐다.

콸라룸푸르는 비가 항상 많이 오는 지역이기에 우산을 챙기면 좋고, 공항-시내 사이의 거리가 약 1시간 정도는 소요되기에 출장객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나오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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