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길을 찾아서

by 라온

살다가 길을 잃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도 없이 생각했다.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앞으로 제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거죠? 좀 나아지기는 할까요?

물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답을 알고 싶었다. '넌 이렇게 이렇게 해라, 그럼 이렇게 이렇게 될 것이다.'

명확하고 확고한 답을 얻고 싶었다. 점쟁이라도 찾아가 봐야 하나? 혼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으니 미칠 것만 같았다.


처음엔 주위 사람들에게 내 고충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해보려 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남들이라고 나를 얼마나 알겠나 싶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말이지 남의 얘기엔 관심이 없었다. 나는 대화가 필요했지만 그런 대화를 나눌 사람도 거의 없었고 내가 그들 얘기에 귀 기울였던 만큼 내 얘기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나 혼자 바른 길을 찾아 나서야 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내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불안하니 도피처가 필요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난 1년 365일을 떠나 있어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래서 그냥 책을 읽었다. 책으로 도피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주로 소설책을 읽었다. 주인공의 감정이 풍부하게 드러나는 소설책은 마음껏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평소 내 생각과 마음이 비슷한 문장이라도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나라면 하지 못했을 말들이나 행동들에 거침이 없는 인물을 만날 때면 속이 다 시원했다. 나도 저렇게 행동할 수 있다면.. 소설 속 주인공처럼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때 문득 깨달았다. 책을 읽으면 내 방향성을 찾을 수 있겠구나. 마음껏 공감받고 위로받을 수 있겠구나. 그야말로 책 속에 답이 있었다.


아,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책 속에 답이 있었는데. 내가 얻고 싶은 답을 책 속에서 찾으면 될 것 같았다. 그때부터 소설 책보다 자기 계발 서적이나 에세이를 찾아 읽었다. 책 속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여기 있었다. 처음으로 공감받을 수 있었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님을,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증명받을 수 있었다. 길을 정신없이 헤매다가 마침내 이정표를 찾은 기분이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자기 객관화가 되기 시작했다. 자기 객관화가 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가장 좋은 출발점이 되었다. 나를 향한 어떤 사람들의 주관적인 마음들을 모두 배제시키고 나니 나를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책을 쓴 사람도 나를 모른다. 나 또한 그를 모른다. 그저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객관적 사실로만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주위 사람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진정한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공감과 위로는 내게 앞으로 나아갈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앞으로도 흔들릴 삶에서 마구잡이로 휘청이지 않을 힘을 주었다. 이제 이정표대로만 잘 가다 보면 결국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때가 되면.. 목적지에 잘 도착한 내가 또 다른 이에 길잡이가 되어주길.. 다른 이에 이정표가 되어주길.. 감히 바라본다.


ps. 자꾸자꾸 새로운 길을 업데이트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주위 사람들을 위로할 일이 생겼을 때에도 책을 선물하면 좋다. 그 사람 또한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테니.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일에 지레짐작으로 하는 어쭙잖은 위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위로받지 못할 위로를 하느니 책을 선물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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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또 다른 도피처^^>


https://youtu.be/QyjprxaFr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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