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그런 사람이 아니야
다람쥐 쳇바퀴처럼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돌고 또 돌다 보면 정말 내가 뭘 잘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져든다. 누군가 '일하기 싫어서 집에 있는 거 아니야?'라는 말로 사람 속을 뒤집어 놓았을 때 그 마음에 속삭임은 더 커진다. 그리곤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너 정말 일하기 싫어서 집에 있는 거 아냐?' '아프다는 건 핑계고 일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냐?'
진짜 그런 거 아닌가 싶은 의심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면 조용히 펜을 들고 나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너는 정말 그런 사람이니?' 조심스레 묻는다. 그럼 내 마음의 소리가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너는 너에게 주어진 일이 없을 때 힘들어하는 사람이야. 네가 힘겹게 보내온 시간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아. 그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열심히 일했었지. 건강했다면 넌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을 거야. 그래도 넌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대단한 사람인 걸. 너에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있어. 넌 해내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일도 많은 사람이거든. 자꾸 남들과 비교해서 너 자신을 의심하지 마.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건네는 말에 안심이 된다. 다시금 나아갈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너무 쉽게 판단하고 자기 맘대로 결론을 낸다. 근데 그 생각 없는 말들에 휘둘려 상처받으려니 왠지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 없는 말은 생각 없이 지나쳐야지 그 말을 곱씹어 나를 상처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바로 나와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리곤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했다.
나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 확신을 얻으니 사람들이 멋모르고 해 대는 말들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자기 확신이 없을 땐 남들 말에 쉽게 휘둘리고 남과 더 비교하게 되고, 스스로를 의심했지만 내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를 믿어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지금도 문득문득 의심의 소리가 올라올 때면 자기 확신의 방으로 들어가 찬찬히 대화를 시작한다. 그럼 또 친절하게 나를 보듬어주고 확신을 준다. 넌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지금 잘 해내고 있다고 난 너를 믿는다고.. 그럼 난 또 힘을 내어 한 발짝 더 앞으로 내디뎌 본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내가 되기 위해서.
<자기 확신이 필요한 순간>
자기 확신이 필요할 때 대화를 나눌만한 펜과 노트를 준비한다. 글을 쓰면서 대화를 시작하면 더 잘 풀린다. 막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조용히 다꾸만 해도 좋다. 그러다 내 마음이 대화를 할 준비가 되면 그때 시작하면 된다.
다꾸 중에 삶을 위한 기도를 적어 놓은 것이 있어 공유해 본다. 헤르만 헤세의 글인데 너무 마음에 들어 적어 놓고 자꾸 읽어본다. 항상 나 자신으로 살기를.
세상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나와 내 삶을 위해 기도합니다.
가지 굵은 나무 같기를 때로는 의연한 산 같기를 또 고독한 야수 같기를
가끔은 높은 곳에서 빛나는 별 같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항상 나 자신으로 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