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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빈 Sep 19. 2021

식당 유명세에 휩쓸리지 않고 좋은 리더를 고르는 안목

창업을 위한 준비와 경험에도 등급이 있다

자신만의 전문가 영역을 구축하고 싶은 20대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것은 개인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지금은 블로그와 인스타를 포함해 워낙 나를 표현할 수 있는 SNS 채널이 많아졌기에 언제든지 시도해볼 만하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일수록 좀 더 구체적인 나만의 색깔을 가져가는 것이다.


나 역시 평소 글 쓰는 작업을 어려워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기록하는 습관은 꾸준했다. 맛있거나 특색 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그 내용들을 블로그에 꾸준히 업로드 해왔다. 지금 생각해도 한 가지 특이했던 건 예전부터 나는 블로그에 콘텐츠를 풀어갈 때 맛보다는 그 식당이 왜 잘 됐는지에 대해 분석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미래에 내가 외식 브랜드 기획자라는 직업을 갖게 될 줄 미리 예견했던 것일까.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취미생활을 했을 뿐인데 말이다. 매일 블로그를 올리는 과정은 현상을 분석하는 경험과 연습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블로그에 꾸준히 업로드한 포트폴리오 덕분에 잡지 인터뷰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외식 잡지사에서 근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대학교를 휴학 후 잡지사에 입사해 받았던 첫 명함
매일 블로그를 올리는 과정은 현상을 분석하는 경험과 연습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갓 사회에 나온 내가 전문가 집단인 잡지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일생에 있어서 가장 큰 기회였다. 취재와 인터뷰 그리고 벤치마킹 업무가 대부분이었던 터라 내부 근무보다는 외부 활동이 잦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동료들보다는 거래처 만남이 많았다. 특히 외식 산업을 다루는 잡지라는 특성상 거래처라 함은 대부분 작은 식당부터 큰 규모의 외식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님들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은 20대 초년생인 나를 매우 너그럽게 대해 주셨다. 그렇게 나는 20대 중반의 시간의 대부분을 또래가 아닌 양질의 어른들과 보냈다. 그중에는 적어도 브랜드를 언급하면 다들 알만 한 곳의 대표님들도 포함됐다.


술자리 동석자의 질적 향상은 곧 양질의 대화로 연결됐다. 때로는 바깥으로 말하기 힘든 것들이나 꽤 중요한 영업 노하우를 내게 서슴없이 말해주시곤 했다. 이것이야 말로 20대, 초년생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다.

여기서 사람에 따라 두 가지 갈래로 나뉘는데 하나는 꼰대 소리라고 생각하고 귀를 닫는 것, 또 하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것. 요즘은 점점 세대 간 대화를 나누는 일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꼰대 소리 듣기 싫어하는 어른과, 꼰대 이야기 듣기 싫어하는 세대 간의 갭 차이.  경험이라는 것은 나의 시간 또는 돈이 수반된다. 이런 지출을 최소화하는데 간접경험만 한 게 없다. 개인별 스타일을 존중해주는 것도 중요하나 철저히 비즈니스에서는 선배들의 경험담이 나의 기회비용을 줄여준다.

경험이라는 것은 나의 시간 또는 돈이 수반된다. 이런 지출을 최소화하는데 간접경험만 한 게 없다.

대표들과의 술자리의 에너지는 정말이지 끝내줬다. 작던 크던 개인의 힘으로 사업을 성공해 일정 궤도에 올려놓은 분들이 이야기를 통해 주는 힘은 엄청났다. 해내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니 나도 무언가를 부딪혀도 해낼 것만 같은 기분이랄까. 여러 대표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그들만의 공통점이 그려졌다.


아쉽게도 그들은 열정으로 시작했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국 성공을 했다는, 어쩌면 뻔한 스토리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하지만 그중 나의 머리를 울렸던 한마디가 있었다. "실패? 중요하지. 하지만 굳이 안 해도 되는 거면 실패 안 해도 돼. 준비를 잘해서 실패 없이 해봐." 몸으로 부딪히며 양적인 경험의


양을 늘리기보다 질적인 경험에 초첨을 맞춘 조언이었다. 20대에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을 겪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배우면서 커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보편적 사회에서 이를 반하는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솔깃했다.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했다.

20대에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을 겪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나는 그 이후 주변의 어른들이 내놓는 저마다의 인생 오답노트들을 통해 나름의 인생관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내 나이 20대 중반. 이 역시 주변의 어른들이 있었기에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자기 사업을 지켜낸 그들 간의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으며 돈 외에도 기회비용(타이밍)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데 아끼지 않았다. 공유를 통해 서로의 시간을 아끼고 있었다. 그중 특히 가장 많이 이야기 나온 주제이자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있다.


사업 아이템? 비즈니스 노하우? 위기 극복 방법? 아니다.  바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전히 그들은 사람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했다. 그중 이야기를 통해 내가 고찰한 결론은 사람을 보는 관점과 기준이다. 열정은 필요조건일 뿐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 흥미로웠던 건 타고난 기질과 사람에 대한 예의 그리고 일을 대하는 태도를 거듭 강조했다. 기질과 태도... 그때 당시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개념이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조금 알 것만 같다.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데 아끼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눈에 보이는 현상 외에 보이지 않는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도 팩트 외에 뉘앙스에 따라 해석되는 느낌이 달라진다. 본인 스스로도 대표인 입장에서 '직원들'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직원분들'이라고 말하려고 매우 노력한다. 후자가 듣기 훨씬 편안하다. '분'이라는 뉘앙스로 인해 존중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외식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산업군이다. 특수 업종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사람의 퍼포먼스보다는 시스템 구축 위주로 운영되는 점포 형태가 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업무 퍼포먼스를 보이는데 역시 한계가 생기게 된다. 사람 간의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 외식업 특성상 더욱  태도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사람은 태도로 기억된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게 된다. 동일한 경험일지라도 누군가는 고생으로 표현하며 다른 이 에게는 자양분으로 발현된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동일하게 짧다. 결국 최종 목적지인 개인 창업을 위해 달리고 있다면 이것만 명심하자. 지금의 내가 양질의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가. 또한 그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용적 태도를 갖췄는가.


만약 당신이 외식업을 준비한다면 같은 경험일지라도 사업장을 이끄는 리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식당의 유명세에 휩쓸리지 말고 리더를 가리는 안목을 먼저 기르자. 대표자를 거르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야 말로 창업 준비의 시작이다. 우리에게 양질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최종 목적지인 창업을 위해 달리고 있다. 좋은 리더를 찾았다면 이제 좋은 태도로 보답하여 있는 힘껏 경험하라. 그곳이야 말로 당신의 열정을 아껴주고 내 돈 없이 장사를 경험할 수 있는 최상 환경 조건이 되어줄 것이다.

식당의 유명세에 휩쓸리지 말고 리더를 가리는 안목을 먼저 기르자.


외식업에서 좋은 리더를 고르는 TIP.


근무자에게 존중하는 말사용과 건강한 회식 술문화

지속적으로 사업장의 사업 방향을 공유

일에 치우치지 않고 리더 개인 생활 발란스를 유지

근무자간 돈(급여) 이야기에 솔직하고 피하지 않는 사람

사업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이어야 함

방치형이 아닌 꾸준한 소통이 겸비된 일하는 대표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고 소비할 수 있는 사고

다양한 연령대의 근무자를 아우를수 있는 마인드

직원들의 경험과 교육에 과감히 투자할수 있는 것

객관적이며 소비자 관점을 잃지 않는 공감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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