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비가 왔었다.
오래된 액자처럼 번진 기억에
고인 물 웅덩이만 어렴풋이 보인다.
바라볼 수 없었다.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저 수면에 비친
힐난하는 듯 한 너의 눈짓만이
나를
나를 기억하지 못하게 했다.
나는 더이상
너를 볼 자신이 없었다.
기억할 수 없었다.
그날도 아마
비가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