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이름으로

by 이동윤

흰 장미의 잎이 그 생기를 잃어서

하얀 화장지가 무언가를 닦아서

그녀 순백의 새 셔츠 소매가 닳아서


순면의 손수건이 무언가를 훔쳐서

새 여백의 종이가 그 뜻을 담아서

하얗던 미소가 더이상 하얗지 않아서


모든 것이 하얗지 못한 무언가가 되어서


아아

순수의 이름으로 행하던 그 모든 것이


의미를 잃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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