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보았다.
흐릿한 달을 보았다.
뒷 목을 긁적이며
새벽 내음을 마셨다.
생각보다 쌀쌀한 공기가
마치 둘 사이의 온도처럼
그렇게나 차가웠다.
길을 걷고
또 하늘을 보고
다시 길을 걸었다.
익숙한 그 길이였지만,
더이상 너의 세상이라
내가 다가갈 수 없는
그런 길을 걸었다.
다시는 걸을 일 없을 줄 알았지만
그 생각이 무색하게도
나는 다시 너의 세상을 일부나마 걷는다.
그렇게
그렇게 조금이나마 남은 네 세상의 파편을
걷는다.
걷고 또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