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게 하소서.

by 이동윤

고독이여.

손을 맞잡아주오.


부디 내밀은 손을 그대는 거절하지 말지여라.

세상 끝자락에 내몰린 나에게 남은 것은

오직 그대뿐이리라.


저울의 무게추가 기울 듯

믿었던 것들이 등을 돌리고

성난 호수에 파문이 일듯

애써 참아왔던 것들을 토해냈을 때


마침내 돌아온 그것은 고독이여라.

나 본인의 참 모습을 담아둔 더러운 동반자여라.


고독이여.

부디 내 손을 잡아주오.


나 자신을 향한 모멸감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분노에


부디 내가 가면을 벗고

억지로 잡은 손을 그제야 놓으며


제발 나를 그대 품에 받아들여주오.


나에게 안식을.


나에게 평안을.


오 제발 나를 감싸주오.

고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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