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여.
손을 맞잡아주오.
부디 내밀은 손을 그대는 거절하지 말지여라.
세상 끝자락에 내몰린 나에게 남은 것은
오직 그대뿐이리라.
저울의 무게추가 기울 듯
믿었던 것들이 등을 돌리고
성난 호수에 파문이 일듯
애써 참아왔던 것들을 토해냈을 때
마침내 돌아온 그것은 고독이여라.
나 본인의 참 모습을 담아둔 더러운 동반자여라.
고독이여.
부디 내 손을 잡아주오.
나 자신을 향한 모멸감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분노에
부디 내가 가면을 벗고
억지로 잡은 손을 그제야 놓으며
제발 나를 그대 품에 받아들여주오.
나에게 안식을.
나에게 평안을.
오 제발 나를 감싸주오.
고독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