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자 빅토르 Jul 25.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24일 차 

스위스에서의 첫날. 아침부터 비가 쏟아진다. 이번 유럽여행 동안 계속 날씨 요정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날씨 요정 실패. 그래도 괜찮았던 것이 스위스는 비가 와도 습하지가 않았고, 비 내리는 취리히의 풍경이 꽤 아름다웠다. 오늘의 첫 일정으로는 프라우 뮌스터 성당. 외관은 예뻤는데 내부는 볼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나왔다. 그러고 다리 하나 건너서 그로스 뮌스터 성당으로 이동. 그로스 뮌스터는 취리히의 랜드마크 같은 예쁜 성당이다. 내부도 예쁘고 클래식해서 한 번 가볼 만하다. 난 그로스 뮌스터 성당에 앉아서 기도를 하고 나왔다.

비 내리는 취리히의 풍경. JPG


그로스 뮌스터에서 나오니 한 동양인 남자가 나에게 사진을 찍어줄 수 있는지 부탁을 한다. 난 흔쾌히 찍어주겠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남자는 중국인 같았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왔다고 한다. 이름은 레이. 중국계 말레이시아 사람이었다. 나에게 함께 여행하겠냐고 해서 난 그렇겠다고 했고 우리는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로 향했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는 대학교라고 하기에는 너무 예쁜 유럽 풍 건물이었다. 마찬가지로 내부도 너무 예뻤다. 이런 곳에서 공부하면 어떤 느낌일까. 더 공부가 잘 될까 아니면 아름다움에 홀려서 공부를 못할까. 그런 생각을 하다 대학교 옆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레이는 박물관을 되게 좋아했다. 난 박물관에 그리 큰 흥미가 없었고 무엇보다 레이가 너무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모든 것이 재미없게 느껴졌다.


박물관에서 나와서 취리히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레이와 같이 점심을 먹고 박물관을 구경했다. 국립박물관에는 신기한 것들 그리고 볼 것들이 많았다. 혹시 취리히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취리히 카드를 사서 취리히 국립박물관 무료로 입장하기를 권한다. 재미있게 박물관 보다가 레이와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오히려 잘 되었다. 레이는 사람을 좀 불편하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도시를 걸으며 도시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예쁜 건물들, 자연, 강, 호수.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예쁜 도시 취리히. 

다시 돌아온 날씨 요정 in Zurich, Switzerland.JPG


계속 걷다가 또 누군가가 나에게 사진을 요청했다. 그녀의 이름은 에이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베트남계 미국인. 한국어를 조금 배워서 기초적인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였다. 이 친구도 혼자 여행 왔다고 해서 이번엔 내가 같이 여행하겠냐고 물었다. 좋다고 하는 에이미. 그렇게 우린 취리히를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같이 시계 매장에 갔다. 내가 차는 시계 브랜드인 TISSOT에 들어가 보니 시계가 너무 저렴한 것. 왜 시계를 스위스 가서 사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내 시계는 한국에서 60만 원 주고 샀는데 여기선 진짜 반값에 구입이 가능했다. 다음 시계는 꼭 스위스에서 사야지. 시계 보고 에이미와 맥주 한 잔 하고 잠시 헤어졌다. 난 2시간 정도 숙소에서 쉬다가 나왔다. 너무 더워서 옷도 갈아입어야 했고 약간의 휴식도 필요했다.


다시 에이미를 만나 버블티 가게에 가 버블티를 주문했는데 무려 13,000원. 스위스 물가에 왜 다들 기겁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버블티를 들고 이번에 호수 쪽을 걸었다. 에이미는 오늘 하루만 취리히에 있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다음에 꼭 다시 돌아올 거라고 한다. 나도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돌아올 거라고 이야기했다. 해지는 거 보고 에이미와 헤어졌다. 나중에 샌프란시스코나 서울에서 보기로 약속을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취리히. JPG

작가의 이전글 나의 첫 유럽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