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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빅토르 Jul 24.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22일 차, 23일 차

22일 차. 오늘의 일정은 이모와 이모부께서 추천해주신 슈투트가르트 근교 소도시인 튀빙겐. 이모가 추천해주셔서 갔지 사실은 그렇게 갈 마음은 없었다. 나중에야 느낀 거지만, 만약 내가 튀빙겐을 가지 않았더라면 땅을 치며 후회했을 것이다.


이모가 지하철을 타고 가라고 하셔서 지하철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탔는데 출발시간이 10분 이상 지연이 되었다. 구글맵을 확인해보니 버스를 타는 것이 더 빨라서 지하철에서 나와서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도착한 버스. 그렇게 튀빙겐으로 향했다. 이모네 집에서 튀빙겐까지 한 번에 가는 교통수단이 없어서 중간에 내려서 다른 버스로 갈아탔다.


그렇게 도착한 튀빙겐에서 내가 본 첫 번째 모습. 독일의 소도시들이 예쁘다는 이야기는 하도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예쁜지는 몰랐다. 도시가 아닌 동화 같았다. 22년 살면서 처음으로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튀빙겐은 대학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헤르만 헤세가 튀빙겐에서 공부했다고 하고 루터 목사가 튀빙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도시 곳곳마다 학생들이 정말 많다. 대학생들도 많고 현장체험 온 것처럼 보이는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영화 세트장 같은 튀빙겐. 다음에 다시 독일에 오면 꼭 튀빙겐에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3시간짜리 여행이 아니라 일주일간 이곳에서 지내고 싶다.


튀빙겐 성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튀빙겐도 정말 아름답지만, 튀빙겐의 가장 큰 매력은 강이 보이는 다리에서 보는 풍경이 가장 큰 매력이다. 강과 어우러지는 알록달록한 예쁜 건물들이 튀빙겐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이 날 날씨가 33도인가 35도였는데 저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너무 궁금했다.

기분이 좋아서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날씨가 너무 더운 탓에 아이스크림이 금방 녹아 손에 초콜릿이 묻은 것은 굉장히 찝찝했지만,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기분이 더 달콤해졌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에는 비어가든으로 가서 강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셨다. 예쁜 풍경을 보면서 맛있는 독일 맥주를 마시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쉽지만,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튀빙겐 여행을 마무리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사람 중 독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튀빙겐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느꼈던 동화 속 같은 아름다움을 당신도 느꼈으면 좋겠다.


튀빙겐에서 돌아와 이모와 이모부와 함께 마트에 가서 장을 보았다. 오늘이 슈투트가르트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서 다 같이 저녁을 먹었다. 리조토와 스파게티 그리고 독일 소시지. 거기에 훌륭한 와인까지. 이모네 정원에서 먹으니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들과 와인. 이런 정원 있는 집에 사시는 이모가 너무 부러웠다. 나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맛있고 따뜻하게.


23일 차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이모네서 맞이하는 마지막 아침이었다. 이모께서 스위스 가기 전에 든든하게 배 채우고 가라고 김치찌개를 끓여주셨다. 마지막 식사까지 배부르게 먹여주시고 일주일 동안 최선을 다해 케어해주신 이모와 이모부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인사와 포옹을 하고 이모네에서 나왔다. 취리히행 기차를 타기 위해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으로 향했다.


중앙역에 도착해 플랫폼을 확인하는데 내가 타야 할 기차가 안 나와있었다. 직원에게 물으니 취리히행 기차가 취소된 것.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니 다른 기차 티켓으로 바꿔주었다. 취소된 티켓은 취리히까지 한 번에 가는 기차였는데 바뀐 티켓은 징겐이라는 도시에 내려서 취리히행 기차로 갈아타야 하는 티켓이었다. 1시간 기다리니 징겐행 기차가 와서 탔는데 30분간 지연... 이런 여행이 더 기억에 남는 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징겐행 기차에서 만난 독일인 친구 루시와 함께 앉아서 이야기하며 가니 징겐까지의 2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언젠가 꼭 한국에 놀러 가고 싶다는 루시와 인스타그램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베를린에 가거나 루시가 한국에 올 때 꼭 연락하기로 했다. 징겐에 같이 내려 포옹을 하고 루시와 헤어졌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금방 헤어지는 것이 가장 아쉬운 것 같다.


취리히행 기차를 타고 취리히에 도착. 취리히 카드를 발급하고 호스텔로 가서 체크인하고 마트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 가지고 왔다. 다이닝룸에서 같은 방을 사용하는 스페인에서 온 친구 마르타와 함께 앉아 저녁을 먹으니 어느새 10시가 넘었다. 나의 첫 스위스 그리고 취리히. 이곳에서의 여행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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